[목멱칼럼]금융사 인센티브 제도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안승찬 기자I 2021.03.16 06:00:00
[김상경 여성금융인넷트워크 회장·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 금융위기 때마다 거론되는 작가가 있다. 바로 마이클 루이스다. 그의 저서 ‘빅 쇼트’에 이런 구절이 있다. ‘직원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를 예측하고 싶다면 그들의 인센티브 제도를 잘 살펴보라’라는 것이다. 그는 금융위기의 밑바탕이 바로 월가의 탐욕적인 인센티브였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금융회사에 인센티브가 도입된 배경은 금융업의 전통적인 수입원이었던 이자 수입이 줄었다는 점이 놓여 있다. 금융회사는 복잡한 구조의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해 새로운 수수료 비즈니스를 창조하려 했다. 그러나 소비자는 복잡한 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고, 상품의 공정성도 판단하기 어려웠다. 잘못된 인센티브 제도와 판매문화로 인한 금융소비자들의 피해는 엄청났다. 한국의 금융계도 예외는 아니다.

영업사원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 제도가 그들의 영업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인센티브란 누군가에게 어떤 행동하도록 유도하고자 설계된 것이다. 인센티브가 애초부터 잘못 설계되었다면 소비자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금융회사의 인센티브 제도는 그 회사의 판매문화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영국의 금융당국인 FCA 3000여명 직원이 7만여개의 금융회사, 약 20만명의 영업직원과 어드바이저들의 행동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들은 행동경제학을 이용해 사람과 시장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하는지, 이들을 규제 당국이 어떤 행동으로 유도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지를 유도하여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12년 FCA는 금융회사가 잘못된 판매를 유도하는 인센티브 제도를 파악해 모두 종료하도록 요청했다. 이들은 모든 유형의 인센티브 제도를 광범위하게 검토했고, 기업이 판매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지, 그리고 영업직원의 실적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등을 살폈다. 소비자,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가 금융 서비스 상품을 구매하고 권고하고 거래할 때 공정하게 대우받고 신뢰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을 강력히 시사했다. 또한 분야별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금융회사들을 라운드 테이블에 초대하여 그들의 의견을 점검. 경청하여 이들의 변화를 시도했다. 그 결과 많은 금융회사가 위험 행동을 일으키는 인센티브 제도를 변화하고 개선했다.

2014년 FCA가 발표한 ‘재정적 인센티브로 인한 고객리스크’ 의 보고서의 한 좋은 예를 소개해 본다. 영업사원의 판매 기록 카드를 이용해 무엇을 판매했는지, 판매품질은 어떠했는지, 상품취소 및 불만 사항은 없었는지, 고객서비스에 소비한 시간은 얼마였는지를 측정해 각각의 항목별로 25%씩 배분하였다. 또 다른 회사는 개인보다는 팀 혹은 지점 단위의 보너스, 월별로 지급하는 대신 분기나 반년 혹은 연간으로 지급하는 보너스, 그리고 고품격의 세일즈에 더 큰 가점을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고 한다.

금융회사의 잘못된 인센티브 제도는 행동의 실패를 반복하게 만들 수 있다. 팬데믹 상황으로 정신이 없었던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면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역시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질 수 있다. 다음에는 달라질 것이라는 금융의 거짓말을 사람들은 또 믿게 만든다.

이번 사모펀드 사태의 교훈 중의 하나는 금융회사와 규제당국간의 거리가 너무 멀었다는 점이 드러났다. 전통적으로 규제 당국은 기업의 위험관리와 내부통제 기능을 감독함으로써 위법 위험을 해결해왔다. 이런 접근 방식에서는 업계와의 대화가 그리 필요하지 않다. 위기 때마다 규정집은 엄청난 분량으로 늘고 있지만, 금융회사 직원들의 행동은 뚜렷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금융회사의 내부문화와 행동, 인센티브 제도에 대한 깊은 반성과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규제기관은 업계를 동맹으로 생각고 그들의 조언을 구하고, 또한 그들의 걱정 목록이 무엇인지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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