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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 탬파베이 꺾고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한 풀었다

이석무 기자I 2020.10.28 12:56:50
LA 다저스가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확정짓자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와 서로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리면서 기뻐하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우뚝 섰다.

다저스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3-1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1955·1959·1963·1965·1981·1988년에 이어 구단 역대 7번째 월드시리즈 정상에 우뚝 섰다. 1988년 마지막 우승 이후에도 다저스는 꾸준히 리그 강팀으로 자리했지만 월드시리즈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특히 2013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지구 1위를 차지한 다저스는 2017년과 2018년 월드시리즈에 2년 연속 진출했지만 우승 문턱에서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번 우승으로 그동안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냈다.

반면 탬파베이는 ‘최저 연봉팀 돌풍’을 일으키며 1998년 창단 이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지만 다저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에 이어 또다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인 타자로서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탬파베이 최지만(29)은 이날 1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2타수 무안타 1볼넷 1삼진을 기록한 뒤 대타로 교체됐다. 이로써 이번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9타수 1안타 타율 .111 3볼넷 3득점으로 마감했다.

체중이 118kg에 이르는 최지만은 높은 출루율에도 1번 타자로 출전한 적이 많지 않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1번 타자로 나선 7경기 뿐이었다.

하지만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은 벼랑 끝에 몰린 팀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최지만을 과감히 1번 타자로 기용했다. 그 결과 최지만은 ‘포스트시즌 역사상 가장 무거운 1번 타자’로 기록됐다.

6차전을 승리로 이끈 것은 다저스의 막강 불펜진이었다. 다저스는 오프너 역할을 맡은 선발 토니 곤솔린이 1⅔이닝 3피안타 1실점하고 일찍 내려간 뒤 불펜 투수들을 총동원했다. 이어 등판한 딜런 플로로(⅓이닝)를 시작으로 알렉스 우드(2이닝), 페드로 바에스(⅔이닝), 빅터 곤살레스(1⅓이닝), 브루스다르 그라테롤(⅔이닝), 훌리오 유리아스(2⅓이닝) 등 6명의 투수가 남은 7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다저스 타선은 5회까지 탬파베이 선발 블레이크 스넬에게 눌려 1점도 뽑지 못했다. 하지만 6회말 1사 후 오스틴 반스가 스넬에게 중전안타를 뽑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탬파베이 케빈 캐시 감독은 투구수가 73개 밖에 되지 않았던 스넬을 과감히 내리고 우완 닉 앤더슨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화근이 됐다. 앤더슨은 다음 타자 무키 베츠에게 좌익수 옆을 빠지는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1사 2, 3루 위기에서 코리 시거의 타석 때 폭투를 던져 동점 실점을 헌납했다.

기회를 잡은 다저스는 시거의 1루수 땅볼 때 3루 주자 베츠가 홈을 밟아 2-1 역전에 성공했다. 최지만이 타구를 잡아 재빨리 홈에 던졌지만 베츠의 슬라이딩이 더 빨랐다.

최지만은 7회초 공격 때 다저스 투수가 좌완 곤살레스로 바뀌자 우타자인 얀디 디아스와 교체돼 일찍 경기를 마쳤다. 디아스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8회말 베츠의 중월 솔로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잡았다. 이어 8회초 2사 후 등판한 유리아스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탬파베이 타선을 삼자범퇴로 막고 월드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을 장식했다.

탬파베이의 쿠바 출신 신인 란디 아로사레나는 1회초 선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올해 포스트시즌에만 10번째 홈런이었다. 포스트시즌 단일 시즌 최다 홈런, 루키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 탬파베이 소속 타자 통산 포스트시즌 최다 홈런 등 신기록을 새로 썼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편, 월드시리즈 MVP는 다저스 유격수 시거에게 돌아갔다. 시거는 이날 결승 타점 포함,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400(20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6볼넷을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도 MVP로 뽑힌 바 있는 시거는 메이저리그 역대 8번째로 챔피언십시리즈와 월드시리즈 MVP를 동시에 석권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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