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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파월 "과도한 대응 안돼"..'50bp 인하' 기대에 선 긋기

이준기 기자I 2019.06.26 06:27:36

금리인하론에 무게 실었지만…"과도한 대응 않아야"
트럼프의 거센 '금리인하' 압박, 역효과로 작용한 듯

사진=AFP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사진 오른쪽) 의장이 25일(현지시간) 시장의 과도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확고히 선을 그었다. 일각에선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의 거센 ‘금리인하’ 압박이 오히려 파월 의장의 ‘반발’을 부르며 역효과를 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 외교협회(CFR) 연설에서 “앞으로 나오는 경제전망 정보들을 주의 깊게 들여다볼 것”이라며 “경기 확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금리인하론’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면서 “여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근거가 강해졌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단기적인 일시적인 변화들에 과도하게 대응하지 않아야 한다”며 “오히려 더 큰 불확실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힘줘 말했다.

파월 의장의 언급은 6월 FOMC 당시 천명했던 ‘금리인하’ 기조를 확인하는 동시에, 시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감엔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선 7월 FOMC에서 50bp(1bp=0.01%포인트)의 과감한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큰데, 상황을 봐가며 금리인하를 단행하더라도 통상적으로 25bp씩 시행하겠다는 의미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기대치인) 50bp는 과하다”며 “지금 우리가 큰 조처를 취할 필요는 없다. 보험적 조치로 25bp 인하가 적절하다”며 파월 의장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불러드 연은 총재는 6월 FOMC 당시 유일하게 25bp의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던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연준 비판이 파월 의장의 ‘과도한 금리인하’ 선 긋기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연준은 단기적인 정치 압력으로부터 영향받지 않는다”며 “통화정책이 정치이익에 휘둘리게 되면 타격을 받기 때문에 그런 일이 없도록 의회가 규정해놨다. 이것은 종종 ‘독립성’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24일) 트위터에 연준을 “고집 센 아이”로 비유하며 “다른 국가들은 우리를 상대로 하는 것을 만회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내리고 (통화) 완화를 할 필요가 있는 때에 그들(연준)은 지금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망쳐버렸다”고 연준을 비난한 바 있다. 지난 23일에도 미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와 인터뷰에서 파월 의장을 겨냥, “나는 그의 조치들에 만족하지 않는다”며 “그가 임무를 잘 수행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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