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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이같이 밝힌 뒤 “내가 의심하는 이유는 중국이 너무 버릇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 나아가 “유럽연합(EU)도 너무 버릇없어졌다”며 “(중국·EU처럼) 다른 나라들도 너무 버릇없다. 그들은 (주는 것 없이)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100% 얻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협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압박성’ 발언으로 보는 시각이 먼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에 “미국은 줄 수 있는 것이 아주 적다. 중국이 (미국에) 줄 것은 많다”며 중국 측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했었다. 실제 지난 3~4일 제1차 베이징 협상에서 별다른 소득 없이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헤어졌던 미·중은 이번 무역 협상을 앞두고 타협의 실마리를 마련해 가고 있었다. 벼랑 끝에서 대치하는 양국 간 갈등은 미국이 중국의 ZTE(중싱)에 대해 제재를 완화하는 대신,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고율의 수입 관세를 철폐하고 미국 제품 수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이다.
반면 양국이 협상 과정에서 상당한 이견을 드러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무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시각각 변해왔다고 하더라도 이번 ‘버릇없다’는 표현이 너무 과하다는 점에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경제대표단이 방미(訪美)한 15일엔 ‘채널 고정’을 의미하는 ‘Stay tuned’란 말을 쓰며 타결 기대감을 한껏 높였던 상황이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ZTE 제재 완화 시사 발언이 중국 정부로부터 자신의 부동산 사업에 특혜를 받으려는 목적일 수 있다는 의혹 제기에 따른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