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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기 우승-코스레코드"..배선우, 설움 날린 '퍼펙트' 첫 우승

김인오 기자I 2016.05.29 16:38:17
배선우가 29일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라운드 2번홀에서 아이언 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이천=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새로운 챔피언이 탄생했다.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져 ‘준우승 전문’이라는 비아냥을 들었지만 그럴 때마다 좌절하지 않고 더 세게 골프채를 고쳐 잡았다. 그리고 각종 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강력한 경기력을 뽐내며 생애 첫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올해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3년차를 맞은 배선우(22·삼천리)는 무려 69경기를 기다린 끝에 ‘위너스 클럽’ 멤버로 재탄생했다.

29일 경기도 이천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파72·645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 최종라운드. 단독 선두로 출발한 배선우는 첫 홀부터 버디를 잡아내더니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몰아치는 ‘퍼펙트 플레이’로 6언더파 66타를 적어냈다.

경쟁자는 없었다. 오히려 2위 싸움이 더 치열했다. 최종합계 20언더파 196타를 기록한 배선우는 2위 이민영(24·한화·16언더파 200타)을 4타 차로 넉넉하게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의 주인이 됐다. 2014년 KLPGA 투어에 풀시드 멤버로 입성해 69경기 만에 맞게 된 감격의 순간이다. 우승 상금은 1억 2000만원이다.

배선우는 작년에만 3차례 준우승에 3위도 3회나 올랐지만 우승 기회에서 좌절했던 아픔을 겪었다. 특히 한화금융클래식 때는 18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저질러 2타차 리드를 날리고 눈물을 쏟았다. 평균타수 4위, 상금랭킹 6위라는 빼어난 성과로 2015시즌을 마쳤지만 배선우를 기억해주는 골프팬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설움을 한 방에 날려버린 하루였고, 온갖 기록이 새로 작성될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긴 우승이다. 배선우의 20언더파 우승 기록은 KLPGA 투어 54홀 최저타 우승 신기록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2009년과 2014년에 이정은5, 백규정이 작성했고, 지난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우승자 김민선이 적어낸 18언더파였다.

‘노보기 우승’ 기록도 8년 만에 다시 만들어졌다. 배선우는 대회 사흘 동안 버디만 20개를 잡아냈고 보기는 단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보기 없는 우승은 2008년 우리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현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신지애가 세운 바 있다.

휘닉스스프링스 골프장의 코스레코드 새로 쓰여졌다. 배선우는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만 10개를 잡아내 10언더파 62타를 쳤다. 2013년 김효주가 세운 63타를 3년 만에 경신한 새기록이다. 배선우는 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2016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박성현이 먼저 세웠다. 그러나 작년 12월에 열렸기 때문에 올해 첫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배선우의 몫이 됐다.

올 시즌 2승을 거둔 장수연(22·롯데)은 마지막 날 2타를 줄이며 추격했지만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이달 초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신고한 고진영(21·넵스)도 공동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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