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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센트로이드 ‘크게 베팅'하고, MBK ‘알차게 팔았다'

김성훈 기자I 2022.01.30 09:40:00

지난해 PEF 최고액 인수 테일러메이드
2조원 넘는 금액에 '깜작 인수' 화제
센트로이드 '골프산업 밸류업' 청사진
최대규모 엑시트, MBK의 두산공작기계
올해 한·중·일 3개국에서 엑시트 성공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해 뜨거웠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과감한 투자에 나서는 한편 적재적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시장 열기를 견인했다.

그렇다면 지난해 PEF 운용사들이 사고판 M&A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거래는 각각 무엇이었을까.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PEF 운용사가 가장 큰 금액을 베팅해 인수한 매물은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센트로이드)가 17억1000만달러(2조579억원)에 인수한 글로벌 3대 골프업체인 테일러메이드다. 지난해 국내 PEF 운용사가 주도한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빅딜(Big Deal)’로 꼽힌다.

테일러메이드는 타이거 우즈와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인 골프 선수들이 사용하는 용품으로 유명하다. 국내 골프 시장에서도 탄탄한 인지도를 갖춘 브랜드다.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가 M&A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을 접한 이후 오랜 기간 리서치와 자금 마련에 공을 들인 끝에 테일러메이드 인수에 성공했다.

테일러메이드를 품은 센트로이드의 계획은 명확하다. 국내 골프 시장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인지도에 비해 테일러메이드는 여전히 국내에서 부침을 겪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국내 시장 활성화 물꼬만 터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뿐 아니라 골프산업이 급성장 중인 아시아 신흥국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테일러메이드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에비타)은 2020년 1억1300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2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물론 유럽, 캐나다, 호주 등에서 골프볼, 골프백 등 신제품 매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도 신제품 드라이버 ‘스텔스’의 영향으로 지난해 실적을 웃돌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달에는 테일러메이드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자본재조정)에 나서며 연 150억원 가까운 이자 경감에도 성공했다.

(사진=테일러메이드 카탈로그)
PEF가 국내에서 엑시트한 매물 가운데 으뜸은 MBK파트너스(MBK)가 지난해 8월 DTR오토모티브에 20억1600만달러(약 2조4000만원)에 매각한 두산공작기계다. MBK가 2016년 두산인프라코어로부터 공작기계 부문을 1조1300억원에 인수한 점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5년 만에 2배 이상의 수익률을 벌어들인 셈이다.

MBK는 이 밖에도 일본에서 아코디아넥스트 골프 매각 거래(35억7000만달러)를 성사시켰다. 중국에선 에이펙스로지스틱스 매각(14억5000만달러)에도 성공했다. MBK입장에서는 창립 16년 만에 한·중·일 3개국에서 엑시트에 잇달아 성공한 해가 됐다.

최근에는 지분 13%를 미국 다이얼캐피털파트너스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약 10억달러(약 1조9000억원)의 가치가 있다”며 “MBK가 아시아 지역에서 세력을 넓히고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MBK가 사업적으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게 글로벌 시장의 전망이다. 경영권을 인수 외에도 기업의 특수한 상황을 보조하는 스폐셜시츄에이션펀드(SSF)나 부동산 및 성장 자본 투자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MBK는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적잖은 실탄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65억 달러(약 7조7400억원) 규모의 ‘5호 바이아웃 펀드’를 조성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2호 SSF’에 18억 달러(약 2조1400억원)를 모으기도 했다.
MBK파트너스 로고(사진=MBK파트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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