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고층 건물, 2천년 고성도 '폭삭'...이집트까지 흔들렸다

이재은 기자I 2023.02.07 07:03:32

튀르키예서 1762명 사망·1만2068명 부상
국경 맞댄 시리아서 최소 1293명 사망
튀르키예 대통령, 국가 애도기간 선포
가지안테프 성 성벽·망루도 훼손돼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으로 3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튀르키예 동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7.8의 강진으로 3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로이터)
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튀르키예에서 1762명이 숨지고 1만 2068명이 다쳤다. 튀르키예와 국경을 맞댄 시리아에서는 최소 1293명이 사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오는 12일 일요일 해질 때까지 전국과 해외 공관에서 조기가 게양될 것”이라며 1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현지 일간 휘리예트에 따르면 튀르키예 교육부는 피해 복구에 집중하고 애도의 시간을 갖고자 오는 13일까지 전국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다.

교육부는 피해 지역에 구호금을 보내고 이재민과 피해자 유족을 지원하기 위한 심리 치료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재민을 임시 수용하기 위해 피해 지역의 기숙사와 교사 숙소, 학교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6일 월요일 터키 아다나의 붕괴된 건물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 (사진=AP)
의료 관계자들은 각지 병원 응급실이 환자들로 이미 가득 찬 상태라며 지원을 촉구했다. 시리아 국영TV는 시민들에게 차를 이용해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적신월사(적십자에 대응하는 이슬람권 구호기구) 케렘 키닉 대표는 “우려하던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심각한 피해가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며 헌혈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6일 튀르키예 아다나의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AP)
이번 지진은 튀르키예 동남부뿐만 아니라 중부 수도 앙카라를 비롯해 이집트 카이로까지 진동이 느껴질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방송 스카이뉴스가 공개한 현상 영상에는 진앙인 가지안테프에서 동쪽으로 약 140㎞ 떨어진 샤르우르파 주(州) 할릴리예 지역에 위치한 한 7층 높이 건물이 10초 만에 주저앉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고층 건물 일부가 내려앉으면서 대피 작업을 벌이던 구조대를 덮쳤다.

이날 지진 이후 22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가지안테프 성도 무너져내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성벽과 망루 등이 훼손된 ‘가지안테프성의 전과 후’ 비교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가지안테프 성의 강진 이전과 이후의 모습. (사진=SNS 갈무리)
앞서 6일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남부 도시 가지안테프에서 약 33㎞ 떨어진 내륙, 지하 17.9㎞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 24분에는 카흐라만마라슈 북북동쪽 59㎞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로 발생했다.

술레이만 소을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무너진 건물에 갇힌 사람들을 구조해 병원으로 이송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붕괴 위험이 있으니 손상된 건물에 들어가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현지 지진 전문가들은 홍수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지역 댐의 균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지진은 1939년 3만여명이 사망한 북동부 에르진잔주의 규모 7.8의 강진과 동일한 위력인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