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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무지외반증' 방치하면 무릎·허리까지 아프다

이순용 기자I 2021.03.08 06:00:30

김용상 연세사랑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원장

[김용상 연세사랑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원장]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외모를 중시하게 되면서, 편한 운동화보다는 다양한 디자인에 굽 높은 신발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발을 고려하지 않고 신발을 선택할 경우 발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여성들의 굽 높은 샌들과 하이힐은 체중이 모두 발가락으로 쏠려 엄청난 하중이 가해지며, 발가락이 변형될 수 있다. 이처럼 신발로 인해 발가락에 굳은살이 생기
김용상 연세사랑병원 족부족관절센터 원장
고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질환을 ‘무지외반증’이라 한다. 최근에는 폭 좁은 신발로 인해 엄지발가락이 압박되거나 키높이 신발을 신는 남성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한다. 때때로 통증을 느끼지만, 질환이라고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방치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엄지발가락 안쪽에 지속적인 통증이 느껴질 때면 엄지발가락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나머지 발가락에 체중의 대부분 쏠리면서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통증이 발생한다. 이렇듯 무지외반증을 치료하지 않고 미룬다면 2차적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엄지발가락이 본래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나머지 발가락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데, 이는 보행 시 발목과 무릎, 허리 등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하게 된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무릎과 척추 관절 질환을 일으킨다.

이러한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선 평소 폭이 좁고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은 되도록 자제하는 것이 좋다. 신발의 크기는 발을 앞으로 바짝 밀었을 때 발 뒤축에 새끼손가락이 들어갈 정도가 적당하다. 너무 딱딱하거나 가벼운 것은 좋지 않고, 발이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신발이 좋다. 또한 활동이 많은 날이면 발바닥을 두들기거나 뾰족한 곳에 압박을 해 발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도 발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무지외반증은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무지외반증 초기에는 볼이 넓은 신발이나 보조기를 이용해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적인 치료는 수술시기를 늦출 순 있지만 완치가 어렵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 뼈 자체를 돌려주는 절골술을 통해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시간도 30~40분 정도로 짧으며, 발목 아래만을 마취하는 하반신마취가 가능해 회복도 빠르다. 수술 후 약 6주가 지나면 절골된 뼈가 대부분 아물어 정상적인 생활을 시작할 수 있으며, 3개월이 지나면 하이힐이나 폭이 좁은 신발도 충분히 신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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