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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용' 배성우 논란→정우성 교체 아쉬움…권상우 고군분투 빛났다 [종영②]

김가영 기자I 2021.01.25 12:05:21
‘날아라 개천용’ 포스터(사진=SBS)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날아라 개천용’이 우여곡절 끝에 막을 내린 가운데,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드라마를 이끈 권상우의 활약이 빛나고 있다.

지난해 10월 30일 첫 방송을 시작한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은 억울한 누명을 쓴 사법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세상에 대변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도서 ‘지연된 정의’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라는 점과, 코믹 내공을 쌓아온 배우 권상우·배성우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런 두 사람을 주역으로 내세운 ‘날아라 개천용’은 ‘정의’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 코믹한 요소를 가미한 드라마의 톤이 돋보였다. 진중함과 유쾌함의 밸런스가 시청자들의 흥미를 높였고 통쾌함을 배가시켰다.

‘날아라 개천용’(사진=SBS)
드라마의 톤이 구축된 데는 배우들의 코믹 열연이 있었다. 권상우 배성우는 코믹 연기로 호감과 신뢰도를 쌓아온 배우들이다. 그만큼 과하지 않게 적정 선을 유지하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왔다. 두 사람의 티키타카가 드라마를 시청하는 하나의 시청 포인트가 됐다.

그러나 배성우가 음주운전을 하며 문제가 발생했다. 드라마가 방영 중에, 그것도 촬영이 다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 음주운전을 했고 이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정의를 다루는 드라마에서 정의로운 기자를 연기하는 주연 배우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극의 몰입은 깨졌다. 결국 배성우의 하차가 결정됐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제작진의 몫으로 돌아갔다. 이미 촬영한 분량을 드러낼 수 없어 예정대로 내보냈고 이 과정에서 시청률이 떨어지고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지는 일이 발생했다.

배성우의 사건은 주연배우의 책임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배우의 책임은 ‘연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주연 배우는 조·단역 배우보다 많은 출연료를 받고 자신의 이름을 앞세워 드라마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개인의 잘못이 드라마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하고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에 단순히 연기하는 것 이상의 책임감이 요구된다.

정우성(사진=SBS)
결국 배성우가 하차하고 같은 소속사의 이사인 정우성이 투입됐지만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1회부터 16회까지 배성우가 쌓아온 박삼수 캐릭터를 정우성이 소화하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던 탓인지, 부담이 컸던 탓인지 허술한 것 같으면서도 탁월한 능력을 가진 정의로운 박삼수 캐릭터의 균형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코믹’과 ‘망가짐’에만 포커스를 맞춘 정우성의 연기가 아쉬움을 남겼고 출연자 논란에도 드라마에 대한 의리를 지켜온 시청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무분별한 악플이 아닌 진심 어린 비평이었기에 새겨야할 지적이었다.

권상우(사진=SBS)
그 가운데 빛난 것이 권상우의 활약이었다. 2001년 MBC ‘맛있는 청춘’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데뷔 초 연기력에 대한 지적도 받아왔으나 SBS ‘천국의 계단’, SBS ‘유혹’, KBS2 ‘추리의 여왕’,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스펙트럼을 넓혔고 연기력을 쌓아왔다. 그만큼 ‘날아라 개천용’에서는 내공이 빛났다. 특히 영화 ‘탐정’ 시리즈, ‘히트맨’ 등으로 쌓은 코믹 연기가 ‘날아라 개천용’을 통해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자칫하면 과해 보이는 코믹 연기를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선으로 보여주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았다.

배성우의 음주 논란, 정우성의 갑작스러운 투입이라는 혼돈 속에서도 권상우의 일관성 있는 코믹 연기가 있었기에 6.2%의 시청률로 막을 내릴 수 있었다.

같이 드라마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다른 두 주연 배우 권상우와 배성우. 우여곡절 끝에 종영한 ‘날아라 개천용’은 무엇보다 배우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중요성을 보여주며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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