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공연 티켓을 싹쓸이 한 후 이를 다시 암표로 판매하는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품귀현상이 발생하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마스크를 사재기한 사건까지 발생했다.
최근 대법원은 자동적으로 댓글의 등록이나 쪽지의 발송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에서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프로그램 자체를 기준으로 하되, 그 사용용도 및 기술적 구성, 작동 방식, 정보통신시스템 등에 미치는 영향, 프로그램 설치에 대한 운용자의 동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어 “일반 사용자가 통상적으로 작업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작업하기 위하여 자동적으로 댓글의 등록이나 쪽지의 발송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할 뿐이고, 기본적으로 일반 사용자가 직접 작업하는 것과 동일한 경로와 방법으로 작업을 수행한 점, 정보통신시스템 등이 예정한 대로 작동하는 범위 내에서 실행된 점, 프로그램의 사용으로 인하여 정보통신시스템 등의 기능 수행이 방해된다거나 서버가 다운되는 등의 장애가 발생한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자동적으로 댓글의 등록이나 쪽지의 발송 등의 작업을 반복 수행하는 프로그램은 정보통신망법이 규정하고 있는 악성프로그램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자동화 프로그램인 매크로 프로그램과 정보통신망법의 악성프로그램은 구별돼야 하는 것이고, 매크로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무조건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기 때문에 정보통신망법위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다만, 매크로 프로그램이 정보통신망법상 악성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 자체가 형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실행해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해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는 형법 제314조 제2항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해 처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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