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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미 학장 "어머니 눈으로 '광복 70주년' 돌아봤다"

이윤정 기자I 2015.09.04 06:14:10

쿰댄스컴퍼니 '축제 70' 예술총감독 맡아
스토리텔링으로 광복 70주년 되새겨
무용·역사 연결하는 작업해와
다큐댄스 장르 개척·옴니버스 형식 도입도
한국무용가였던 어머니 영향
"무용은 확장경계 없는 무한대 예술"

평생을 춤과 함께해 온 김운미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은 “우리의 정체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올바른 역사인식과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며 “사실적인 연출과 영상, 무대활용을 통해 여러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한국 문화의 신명과 미를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대한민국 어머니의 눈으로 우리의 역사를 돌아보고자 했다.”

평생 춤과 함께하며 한국무용계를 이끌어온 김운미(58) 한양대 예술체육대학장이 몸짓과 이미지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전한다. 오는 10일과 11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하는 쿰댄스컴퍼니의 다큐댄스시리즈 ‘축제 70’을 통해서다. 김 학장은 그간 대한민국 여성과 애국선열의 삶을 춤으로 표현하는 등 무용과 역사를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축제 70’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김 학장이 예술총감독을 맡아 한국 근·현대사를 통한 역사적 의미를 ‘축제와 상생’이란 키워드로 풀어냈다. 김 학장은 “우리의 지난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을 있게 한 힘을 되새기고 다음 세대가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과거와 현대,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통해 서로 협동하고 이해하는 일이 결국 통일의 희망까지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춤을 학문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 건 1993년 김운미무용단(현 쿰댄스컴퍼니)을 창단하면서였다. 그간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함’ ‘그 한여름’ ‘축제’ ‘신화상생’ ‘신화상생Ⅱ’ 등을 통해 우리 전통 춤사위를 근간으로 과거·현재·미래의 꿈을 내보였다. 3·1절을 소재로 한국역사를 재조명한 ‘1919’는 2004년 국가보훈처가 수여한 국가보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작무용계에서 처음으로 ‘옴니버스 형식’을 시도하고 ‘다큐댄스’(documentary-dance·기록춤)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2005년에는 전국 대학 최초로 우리 춤을 다각적으로 연구하는 ‘우리춤연구소’를 설립했다.

“지금은 일반화됐지만 우리춤연구소를 세울 때만 해도 융·복합이란 개념은 생소했다. 보통 무용에서 많이 다루는 인간의 희로애락보다는 역사적 교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무용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와 역사로 소통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역사에 눈을 돌리게 된 데는 원로 한국무용가인 어머니 이미라 선생의 영향이 컸다. 1930년 함흥에서 태어난 이 선생은 월북무용가 최승희 선생의 제자로 1958년 ‘금수강산 무궁화’라는 무용극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천추의열 윤봉길’ ‘열사 유관순’ 등 민족적 소재에 대한 관심을 춤으로 표현했고 ‘성웅 이순신’은 1975년 국립극장에서 앙코르공연하며 작품성을 다시 평가받기도 했다.

“어머니가 무용으로 학생들과 함게 역사를 논하고 강인함을 길러주는 모습이 모티브가 됐다. 예술성만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협업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이뤘던 역사적인 성과를 체험할 수 있다. 그런 에너지가 무대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될 때 살아있는 강한 힘이 된다.”

‘축제 70’은 무용과 영상, 전시가 어우러진 융·복합프로그램으로 꾸민다. 특히 공연과 전시를 결합해 문화한국 이미지의 표현을 넘어서 역사에 대한 이론적 탐구과정도 보여줄 예정. “영상과 춤이 조화를 이룰 때 역사를 좀더 실감 나게 보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몸이 낼 수 있는 여러 소리를 어떻게 어울리게 할 건가가 포인트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이라는 거대한 역사가 숨 쉬는 곳에서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담은 무용공연과 전시를 내보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김 학장은 이제껏 예술이란 테두리에 갇혀 춤만 췄다면 이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춤을 통해 교육을 이뤄야 한다고 했다. “언어가 다르면 소통이 힘들지만 무용은 확장의 경계가 없는 무한대의 예술이다. 춤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더 큰 깨달음을 주는 것이 무용계가 한국교육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이다.”

쿰댄스컴퍼니 ‘축제 70’(사진=쿰댄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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