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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송해, '마지막 인사' 준비했었다

박지혜 기자I 2022.06.10 09:34:57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된 ‘국민 MC’ 방송인 고(故) 송해의 발인식에서 최양락,조문식, 유재석, 강호동, 조세호, 양상국 등 후배 개그맨들이 운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방송인 고(故) 송해가 34년 간 진행한 KBS1 ‘전국노래자랑’의 시청자에게 마지막 인사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 오후 KBS1 국민MC 송해 추모 특집 다큐 ‘내 인생 딩동댕’에 고인이 생전 자주 이용했던 국밥집, 이발소, 사우나 등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송해길’이 나왔다.

그 가운데 한 양복점에는 고인이 입지 못한 밝은 남색 재킷이 걸려 있었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최호성 씨는 최근 송해가 맞춰놓은 옷이 있었다며 “어제 옷이 완성됐었다. ‘내일이면 선생님 입혀 드려야지’라고 계획하고 아침에 뉴스를 봤는데 부고가 뜨는 거다. 그래서 내가 너무 놀랐다. 입어보지도 못하고 가신 거다”라고 말했다.

사진=KBS1 국민MC 송해 추모 특집 다큐 ‘내 인생 딩동댕’ 방송 캡처
이어 전국노래자랑 악단장 신재동 씨는 “지난주쯤에 (송해 선생님이) 지인한테 ‘나 양복 하나 맞춰 줘’라고 하시더래요. 그래서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그냥 맞춰달라고 하셔서 맞춰드렸는데, 그 말이 무슨 말이냐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신 씨는 “그 재킷을 입고 ‘내가 그래도 마지막 인사를 국민들한테 해야겠다’, ‘이제 저는 이 프로그램을 놓습니다. 다음 MC가 오면 잘 (부탁드린다)’라는 마지막 멘트를 그 재킷을 입고 하려고 하셨는데, 오늘 그 재킷이 나오는 날인데 어제 돌아가신 거다”라고 말했다.

‘전국노래자랑’ 신재동 악단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열린 방송인 고 송해 추모 노제에서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뉴스1)
고인은 올해 이달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지난 3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건강상 이유로 전국노래자랑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제작진과 스튜디오 녹화로 방송에 계속 참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10일 오전 4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영결식이 엄수됐다. 유족과 지인, 연예계 후배들 80여 명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영결식장에는 다큐 ‘송해 1927’에서 발췌한 고인의 생전 육성이 흘러나왔고, 그의 상징인 “전국∼”이라는 외침이 들리자 참석자들은 다 같이 “노래자랑∼”이라고 화답하기도 했다.

발인을 마치고 빈소를 떠난 운구차는 도착한 곳은 송해길이었다. 주변 상인, 주민 등이 미리 나와 거리를 청소했고, 고인이 생전에 즐겨 마시던 ‘빨간 뚜껑’ 소주도 준비했다.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행렬은 KBS 본관 앞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전국노래자랑의 신재동 악단이 고인과 함께하는 마지막 연주가 울려 퍼졌다.

고인의 유해는 생전에 ‘제2고향’으로 여기던 대구 달성군의 송해공원에 안장된 부인 석옥이 씨 곁에 안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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