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실손보험은 디지털 전환 안 되나

안승찬 기자I 2021.03.19 06:00:00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바꿔놓은 일상의 변화는 컸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열화상카메라, QR코드 체크인 등은 이미 생활의 일부로 녹아들었고, 재택근무나 화상회의가 크게 확대되어 디지털 기술이 국민들의 삶 전반에 걸쳐 침투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대두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의 확산에 있어 코로나19가 기폭제 역할을 한 셈이다. 인류는 이제 디지털 문명으로 삶의 터전을 옮겨 포노사피엔스(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의료기관에서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병원 진료 예약을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는 굿닥 등 App의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이용자 수가 1달만에 1600% 이상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환자 사전문진 서비스, 병원 방문 시 키오스크 기기를 통해 문진표를 신속하게 받는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에 변화가 생기다보니 기존에는 느끼지 못했던 오프라인 서비스의 불편함에 대한 역체감은 오히려 커졌다. 예를 들어 음식점에 들어갈 때 카카오톡을 통해 QR 체크인으로 진행하다가 매장에 따라 수기 출입명부를 작성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불편함이 더욱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의료기관 이용에서도 역체감을 경험하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진료예약을 하고, 방문 당일 병원 입구의 열화상 카메라를 지나 키오스크 기기에서 1분도 안되는 시간에 문진표를 발급받은 후 진료를 받는 과정까지는 쾌적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진료비 수납 및 증빙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한참을 대기해야 하고, 보험금 청구를 위해 종이서류를 보험회사에 보내야 하는 번잡한 절차는 여전하다.

국회에서도 소비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수년 째 실손의료보험의 보험금청구의 디지털화를 위해 법안을 내고 있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무산되어 왔다. 의료계는 환자 정보 유출 피해가 발생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유수의 병원들에서 많은 소비자들이 실손의료보험 디지털 청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피해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접할 수 없다.

이미 종이서류로 보험회사에 제출하던 내용을 환자 동의하에 전자문서화하여 전송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노사피엔스 문명의 특징은 ‘소비자가 왕’이라는 것이다. 이미 많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는 디지털 문명, 스마트폰 기반의 서비스를 원한다고 웅변하고 있다. 의료서비스가 소비자 중심으로 표준의 대전환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구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디지털 기반으로 바꿔놓으면서 이제 디지털 기술은 ‘편리함’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물려 ‘바람직함’의 가치까지 더해졌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실손의료보험 디지털 청구를 바라보는 국회 정무위원회, 정부, 의료계의 시각도 응당 ‘바람직하게’ 전환되기를 기대해본다. 국민의 생활 표준이 바뀌었다면 의료서비스의 표준도 바뀌어야한다. 이것이 디지털 혁명시대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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