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3차 대유행 올라…伊, 전국 절반이상 록다운 `초강수`

이정훈 기자I 2021.03.13 08:22:24

12일 신규확진자 2만6824명…3개월 만에 최대치
영국발 변이에 방역조치 강화…3000여만명 록다운
로마·나폴리·밀라노·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 봉쇄
비필수업소 폐쇄에 학교수업도 전면 원격 전환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발(發) 변이바이러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이 재차 확대되자 이탈리아가 전국 절반 이상 지역에 대해 록다운(도시 봉쇄) 조치를 내리는 등 고강도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12일(현지시간) 현지 ANSA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내각 회의를 열고, 주간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주민 10만명 당 250명 이상인 주(州)를 자동으로 고위험지역(레드존)으로 지정해 봉쇄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을 승인했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환자 1명이 감염시키는 사람의 수를 나타내는 감염재생산지수와 코로나19 중환자의 병상 점유율 등 여러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해 전국을 저위험지역(화이트존)-준 위험지역(옐로존)-위험지역(오렌지존)-고위험지역 등 네 등급으로 분류해 방역책을 시행해왔다.

정부가 이번에 도입한 조치는 레드존 지정 문턱을 크게 낮춘 것이다. 레드존이 되면 건강·업무 등 사유가 아닌 외출은 금지된다. 식당·술집을 포함한 모든 비필수 업소는 폐쇄되고 학교 수업도 원격으로 전환된다. 전면적인 봉쇄에 준하는 조처다.

이탈리아 정부는 영국발 변이가 최근 맹위를 떨치자 한층 엄격한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당장 15일부터 이탈리아 전체 19개 주 및 2개 자치 지역 가운데 10개주와 1개 자치 지역이 레드존으로 묶이게 됐다. 직접적 영향을 받는 주민 수만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3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수도 로마가 있는 라치오주와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이 이에 포함돼 밀라노, 토리노, 나폴리, 베네치아 등 주요 도시가 모두 봉쇄권이 들어가게 됐다.

특히 정부는 부활절이 낀 내달 3∼5일 사흘 연휴에는 전국 모든 지역을 레드존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이탈리아는 최근 영국발 변이가 급속히 퍼지며 ‘3차 유행’ 경고등이 점등된 상태다. 이미 3차 유행에 들어갔다고 보는 보건 전문가들도 많다. 보건당국이 이날 발표한 바이러스 감염재확산지수도 1.16으로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마리오 드라기 총리도 이날 로마 인근 피우미치노 국제공항에 새로 마련된 백신접종 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3차 유행에 대한 우려를 직접 언급했다. 그는 “불행히도 보건 비상사태가 시작된 지 1년이 된 지금 우리는 다시 새로운 바이러스 유행에 직면했다”며 “오늘 발표된 방역 대책은 더 엄격한 조처를 부를 수 있는 상황 악화를 피하고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만6824명, 사망자 수는 380명이다. 누적으로는 각각 317만5807명, 10만1564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작년 11월 말 이래 약 3개월 보름 만의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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