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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 시장점유율 2위인 한진(002320)은 전일 대비 1.13% 오른 5만3700원에 거래를 끝냈다. 한진의 주가도 3월 말 이후 지속 상승 중이다. 3월 27일 연중 최저점(2만6250원)을 찍었을 때 보다 104.57% 올랐다.
한국거래소(KRX) 운송 섹터지수도 비슷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운송 지수는 3월 말 하락한 이후 상승한 후 지난달 말부터 주춤했지만 이달 중순부터 다시 상승세다.
최근 관련 주가 지수가 상승한 것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면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및 전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택배산업의 물동량 증가율이 이전에 비해 2~3배 이상 높은 증가세를 시현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올해 1분기 택배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며, 1~2위 사업자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의 택배처리량은 전년 대비 각각 26.1%, 24.8%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택배산업은 다시 한 번 퀀텀점프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기존의 온라인과 모바일쇼핑의 이용자들이 20~30대의 젊은 계층,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를 중심으로 나타났다면, 코로나19로 모든 연령층에서 비대면 소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던 제품이 다양화되고 있는 점도 물량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택배업체들의 2분기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은 언택트 트렌드의 확산으로 택배물동량이 늘어 1분기 매출액은 2조51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늘었다”며 “택배부문은 기존 서비스 이용자들의 구매 증가와 50대를 비롯한 신규 고객들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2분기에도 20%대 이익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7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2조6460억원으로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8% 늘었고, 매출액은 5365억원으로 12.9%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239억원, 540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2%, 6.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쿠팡, 마켓컬리의 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기존 택배산업과 별개의 이슈라는 분석이 나온다. 직접적인 경쟁업체도 아닌 만큼 반사이익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의 경쟁자는 택배회사가 아닌 이커머스 업체들이기 때문에 이번 사태로 CJ대한통운 등에 물동량 증가 효과가 오는지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쿠팡 이슈로 인해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구매로 돌아설 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택배업체 펀더멘털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