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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2017~2018년 반도체 슈퍼호황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가 나빠진 올해는 실적이 대폭 악화하는 등 업황에 따른 부침이 너무 크다.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 등 주요 금융계열사의 순이익도 지난해보다(상반기 기준) 30% 이상 감소했다.
특히 과거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투자, M&A(인수·합병), 사업조정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졌던 것에 비해 현재는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미래전략실을 대신해 삼성전자에 ‘사업지원TF’, 금융계열은 삼성생명에 ‘금융경쟁력 제고 TF’, 삼성물산에 ‘EPC(설계·구매·시공)경쟁력강화TF’ 등의 조직이 컨트롤타워를 대신하고 있지만 역동성이 과거보다 약하다는 평가다.
이병태 KAIST 교수는 “삼성이 정치적으로 휘말리기 시작한 최근 3년간 새로운 사업도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약 10조원에 인수한 후 하만과 같은 대형 M&A사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전략혁신센터(CCIC)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 및 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대형 M&A 건이 매물로 나오지 않기도 하지만 그룹의 M&A 전략을 주도한 미래전략실의 부재도 M&A 시장에 삼성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 안팎에서는 컨트롤타워의 복원이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워서다. 25일 시작하는 국정농단 관련 파기환송심 결과가 아직 남아 있다. 그래도 재계에서는 삼성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그룹차원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재계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각종 산업이 혼합하고 융합하는 시대”라며 “과거 기준으로는 연결성이 없던 사업도 융합하면 새로운 사업이 되기도 한다. 이런 시대에서는 그룹 사업을 전체적으로 조율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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