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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5년 국민연금 고갈…22대 국회가 마지막 골든타임

이지현 기자I 2024.04.16 05:30:00

■22대 국회에 바란다-사회정책부문
보건복지 국민연금법 고령자법 의료법 손질必
교육 아동복지법 개정 ‘한계 대학’ 출구전략 마련
자동차세 개편 환경영향평가법 입법 과제도

[이데일리 신하영 이지현 이연호 양희동 기자] 제21대 국회 종료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건, 복지, 교육, 행정 분야의 산적한 법안에는 먼지만 쌓이고 있다. 국회는 막바지 스퍼트를 올려 여야합의를 통해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처리 가능성은 크지 않은 상태다. 국민은 올해 다 처리하지 못할 경우 제22대 국회에서도 꼭 중요하게 다뤄지기를 바랐다.

국민연금법부터…의-정 갈등 재발방지 법 마련도

가장 대표적인 법안이 국민연금법 손질이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로 1998년 이후 26년간 변하지 않았다. 이번에 상향 조정하지 않을 경우 기금이 2055년에 소진될 것으로 예측됐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가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평균 소득 대비 연금액) 조정안으로 △보험료율 13%로 인상, 2028년 40%가 되는 소득대체율 50%로 상향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 유지 등 두 가지로 압축 제시해 숙의에 들어간 상태다. 국회는 21대 국회가 마무리되는 5월 29일까지 연금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실제 개정 가능성은 예측불가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김설 연금유니온 위원장은 “연금개혁이 이번에도 이뤄지지 않으면 미래세대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며 “이번 국회 안에서 연금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22대 국회에서도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부터 대한민국은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특히 일자리에서 물러난 베이비붐 세대는 마음은 청춘이고 능력도 젊은이 못지않지만 갈 곳이 없다. 이들을 활용할 수 있게 관련법 마련이 필요하다는 요구도 있다. 주명룡 대한은퇴자협회장은 “경험엔 유효기간이 없다”며 “늘어나는 베이비붐세대를 훈련해 생산적인 일을 하게끔 해야 한다. 유휴 인력의 재활용으로 소비를 증진해 경제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출생·고령화라는 프레임에 갇힐 게 아니라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향을 국회에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김설 위원장은 “인구대책을 수립하기 전에 지금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아이 낳고 살아가면서 행복할 수 있도록 아예 개념을 바꿨으면 좋겠다”며 “코로나19 이후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외로움과 고립, 불평등 등의 문제까지 함께 다루면서 어떻게 해결할 지 논의하는 국회 기구가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환자단체 등에서는 2개월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 상황의 주재와 함께 환자 중심의 의료개혁이 이뤄지기를 원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장은 “서로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정부와 의료계의 싸움 속에서 중증·희귀난치성질환 환자들은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현재의 진료공백 사태를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입법을 추진하도록 강력히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 의제숙의단 워크숍 주요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권 확보…아동복지법 손질 요구

교육계에선 교사의 교육활동 침해 여지가 크다며 아동복지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아동에 대한 ‘정서적 확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다.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의 정신건강·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여난실 교총회장 직무대행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정서적 학대 신고가 남발되면서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분야에선 학령인구 감소로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이른바 ‘한계 대학’에 대한 출구전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전국 196개 4년제 대학 중 51개 대학이 신학기 개강 직전까지 진행한 추가모집에서도 정원 2008명을 충원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대학 설립자 스스로 폐교를 결정하도록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이다. 현행 사립학교법은 대학 청산 후 잔여재산을 국고로 귀속토록 하고 있는데 사학 설립자가 이 중 일부를 가져갈 수 있게 하자는 얘기다.

백정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은 “퇴로만 있으면 경영에서 손 떼겠다는 사학 설립자들이 있다”며 “퇴로를 통한 구조조정이 활성화되면 다른 대학에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자동차세 손질…서울 버스 최소운행률 의무화 추진

행정안전부분야의 우선 입법 과제는 자동차세 개편이다. 현재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 산정 방식은 조세 역진 현상을 낳으며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그동안 지속 제기됐다. 특별재난지역 선포 시 국무총리가 인정하는 경우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 없이 선포를 건의할 수 있도록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도 개정이 추진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무공해차만 운행 가능한 ‘내연기관차 프리존(free zone)’을 지정하는 내용의 ‘대기관리권역법’, 환경영향 정도에 따라 차등화된 평가 절차를 적용하고 환경영향평가서 보완 요청에 대해 이의 신청 절차를 신설하는 내용의 ‘환경영향평가법’ 입법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보조금 성능 평가 위반 시 과징금 부과 근거를 마련하고 공공기관에 일정 비율 이상 저공해 건설 기계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도 입법 추진 대상이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12년 만에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역 버스환승센터 버스전용 차선이 텅빈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서울시는 시내버스가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운행이 전면 중단되지 않도록 지하철과 같은 최소운행률 의무화를 추진한다. 시는 지난 3월 28일 시내버스 파업 이후 후속 방안으로 ‘시내버스 운영 개선대책’을 마련하고 22대 국회가 개원하는데로 ‘노동조합 및 노조관계조정법’의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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