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산업과 스마트팩토리[136]

류성 기자I 2022.06.18 09:26:35

박정수 성균관대 교수의 현미경 '스마트팩토리'
제조업 부흥의 선봉장,'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팩토리'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박정수 성균관대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교수] 기업이 제각기 얼마나 상이한 유형의 고객 집단을 겨냥할 수 있는 지를 규정하는 고객 세분화(segmentation) 과정이 가치 제안 관점에서 경영 목표에 부합하는지 가늠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이란 기업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총괄한 실체이며, 제품과 서비스 구입으로 얻게 된 고객의 편익과 그 구입 비용 간의 차이를 설명하는 것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은 기업과 고객의 관계에서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 소통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전달하는 방법 자체를 바꾸고 있기 때문에 과거 유통채널(channel)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더구나 디지털 경제 시대가 도래하면서 제조 분야에서도 제조 데이터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학습과 분석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제조 지능화를 이루기 위한 미래 방향성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제조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핵심 성공 요인(CSF)으로 인식하고 제조 데이터 경제 생태계를 열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주도하는 핵심 기술은 빅데이터 관리 기술이다. 사물 인터넷(IoT)을 포함해 생체 인터넷(Internet of Body)과 행동 인터넷(Internet of Behavior) 관점에서 내가 “데이터”인 이유는 누군가 나의 정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같은 첨단 데이터 기술기업들이 “나의 데이터(my data)”로 돈을 벌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고객이 제공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 다시 내게 권하고 있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제공한 빅데이터 덕분이다. 첨단 빅데이터 기술 기업을 살찌우는 원재료로써 빅데이터는 무한대로 그 가치가 확장될 것이다. 제조업이 제공하는 데이터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시장에 제공하는 기업은 “첨단 빅데이터 기술 기업” 들이다.

바이오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미래가 빅데이터 관리기술에 의해서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분명해지고 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기술의 발달로 생물정보학(BI, Bioinformatics)에 의해 빅데이터를 분석해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AI) 기술을 신약 개발에 활용 시, 신약 개발에 필요한 천문학적인 투자 비용과 시간이 큰 폭으로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어서, 약물 재창출과 관련하여 질병의 원인이 되는 작용기전(action mechanism)에 따라 적합한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는데 활용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비즈니스를 원활히 수행하는 데 가장 필요한 중요 자산이 정형과 비정형 데이터를 종합한 “빅데이터”이다. 이제 의심의 여지없이 빅데이터는 “소부장”의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핵심 자원이 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정보통신기술(ICT)과 생물정보학의 발달로 바이오 분야의 빅데이터 관리가 등장했고 이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활용 기술력이 바이오산업에 필수적인 경쟁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만 활용하면 되는 것인가? 인공지능을 활용한다는 것과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구성할 줄 안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후자는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빅데이터 관리 기술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짜는 역량이다. 현장의 아날로그 기술과 실무 경험이 중요한 경쟁 요소이다.

무엇보다 변화 속도가 빠른 바이오산업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은 제조 지능화를 실현시켜 시장 대응력과 품질 수준을 향상할 것이다. 또한 바이오산업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은 바로 현장, 아날로그다. 현장 전문가의 감, 경험을 어떻게 디지털화, 알고리즘(algorithm) 화하고 적용해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을 것이냐가 관건인 셈이다. 바이오산업의 매출 상승, 신규 고객 유치, 이익 개선,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 개별 기업마다 처한 문제가 다르다. 따라서 경영 목적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되 목적과 수단을 혼동해선 안 된다. 예를 들어, ‘약물 재창출 기술’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과 생물정보학(BI)이 있다. 약물 재창출 기술이란 유전자, 단백질 등의 생화학 정보와 약품, 질병 관련 빅데이터 관리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 처리하여 인간 생명에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는 기술로서 최근 신약 개발의 전 과정에 걸쳐 빅데이터 분석 및 인공 지능 기술을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기술 기반 신약 개발 회사의 창업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 신약 개발 프로세스가 빅데이터 기반(bigdata-driven) 방식으로 진화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빅데이터 관리 기술은 애플리케이션의 확장을 용이하게 하고 개발 속도를 앞당겨 혁신을 실현하고 새로운 기능의 출시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해 주는 마이크로 서비스(micro-service) 기반의 스마트 팩토리 구축뿐만 아니라 작업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분산된 제조 현장에 적용하여 유연한 생산체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통합 및 연계가 중요하며 독립된 애플리케이션으로는 데이터 수집이 어렵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은 물론 마이크로 서비스(micro-service)와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래 그림은 제조 지능화를 위한 기능별 상호작용을 나타내고 있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명령들로 구성된 일련의 순서화된 절차를 담아내는 알고리즘이다. 모든 알고리즘은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중요한 기능에 대해서는 사람이 반드시 그 과정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인간의 피드백이 인공지능(AI)의 기술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관점을 가진 것이 인공지능(AI) 시스템을 가이드하는 사람, HITL(Human In the Loop)이다. 사람이 어떠한 기술을 처음 배운다면 실수를 하거나 잘못 이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AI 또한 이와 같은 실수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은 AI에게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을 공유하여 AI가 보다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인간이 컴퓨터를 지도한다는 것은 완전히 다른 두 종류의 지능이 동시에 활용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인간의 피드백이 AI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HITL 관점을 기반으로 스마트 팩토리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AI의 작동 방식을 제조 공정에서 작업자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AI의 신뢰도를 높임과 동시에 인간과 AI가 협업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 기반 협업 프레임워크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인간을 대체하는 시스템 시대에서 인간과 협업하는 시대로 변환(transformation) 하고 있다. 로봇과 기계와 같은 물리적 시스템이 육체노동을 대부분 대체한 전통적인 산업 시스템은 인간-물리 시스템(HPS)이다. 디지털화 혁명의 주요 결과물인 사이버 시스템은 HPS에 점점 더 많이 채택되고 있으며, 첨단 제조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인간-사이버-물리 시스템(HCPS)으로 이어지고 있다. HCPS는 인간, 소셜 네트워크, 물리적 프로세스 및 사이버네틱스를 지능 상호 작용, 다양한 통합 및 그랜드 시스템을 특징으로 하는 통합 시스템으로 융합되고 있다. HCPS는 다양한 제조 활동에서 배운 본질적이고 추상적인 지식을 통합하여 인간, 가상 및 물리적 세계를 연결한다. 감지, 작동, 임베디드 컴퓨팅 및 인공 지능(AI)의 개발로 HCPS와 HDT는 조화로운 인간-기계-지능 협업 패러다임을 창출할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고 정교한 산업에 적용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인간은 AI 시스템에 학습할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시행착오 과정을 검증함으로써 평생 동안 쌓아온 지혜를 공유하고 이를 컴퓨터 작업 속도와 결합하고, 이러한 팀워크를 통해 사람과 기계 모두의 단점을 극복하여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HCPS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루프(human in the loof)에 있는 인간의 활동을 설명하는 것이다. 즉, 기술 중심 접근 방식에서 인간 중심 접근 방식으로 변환(transformation) 하는 것이다. 실제로 HCPS를 실현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동적 환경에서 다중 소스 컨텍스트 인식과 이기종 장비의 실시간 제어는 기계의 상황 인식을 제한하여 HCPS의 구현을 방해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 디지털 트윈(HDT)이 도입되어 HCPS의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인간 및 물리적 시스템에 대한 솔루션으로 진화하고 있다.

HDT는 HCPS에서 물리적 세계와 가상 세계를 통합하는 데 있어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HDT에는 인간의 움직임, 지각, 조작 활동 및 기능을 정확하게 추적 및 반영하고 인간 중심 제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의 물리적 표현과 가상 모델을 포함한다. 각 요소 간의 상호 연결 및 통합은 인간의 주도성을 기반으로 인간-기계 정렬을 조절하고 물리적 및 디지털 표현으로 인간-기계 상호 작용 및 작동 성능을 구현한다.

따라서, HCPS는 인간과 물리적 시스템을 가상 세계에 연결하는 시스템이다. HCPS 관점에서 인간과 물리적 시스템의 디지털화는 인간이 고부가가치 작업에 집중하고 기계와 로봇을 사용하여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증폭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제조 지능화는 제조 탄력성과 가시성을 고도화시키는 뉴 노멀(new normal) 제조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하여 구축해야 할 스마트 팩토리의 수단은 제조 지능화, 목적은 지속 가능한 성장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안보 버팀목인 ‘소부장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제조 지능화를 위한 국책 사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전개해야 한다. 특히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등 첨단기술 분야를 과거와 다르게 중소기업부터 우선 적용하는 산업정책의 의식 전환이 요구된다. 제조 지능화의 핵심은 아날로그와 인공지능, 디지털과 인공지능의 접목인데 중소기업의 데이터 관련 기반 정비, 인공지능 시대의 디지털 거버넌스, 위기에 대응하는 탄력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술이 접목된 신기술과 지재권 기반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인공지능과 지재권 기반 ‘소프트웨어 산업단지’를 조성하여 민간 중심의 미래산업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중소기업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의 요구다. 그 까닭은 고객과 시장의 ‘개인화된 맞춤’ 요구가 제조 지능화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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