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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정미경 "X파일은 이간책…윤석열 입당해야 보호받아"

권오석 기자I 2021.06.25 06:00:00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 인터뷰
"尹에 타격을 주고 야권 분열시키려는 두 가지 노림수"
"입당했다면 보호받았을 것…지금이라도 들어와야"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윤석열 X(엑스)파일`은 찌라시 수준인 듯 하다. 그가 빨리 우리 당에 입당했다면 보호를 받았을 것이다. 지금이라도 들어와야 한다.”

정미경(사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세간의 화제인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대해 “이건 이간책이다. 윤 전 총장에 타격을 주고 야권을 분열시키려는 두 가지 노림수가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18·19대 재선 의원 출신인 그는 지난 6·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앞서 2019~2020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시절 최고위원을 맡은 이후 당 지도부 입성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당 대변인을 비롯해 원내부대표, 홍보기획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정 최고위원은 지도부에 재입성한 소감에 대해 “다행이고 기쁘다. 정권교체를 내 손으로 해보고 싶었다. 최고위원을 이전에 한 번 경험을 해보니, 무엇을 더 앞으로 잘해야 할지 뭘 고쳐나가야 할지 알겠다”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이번 지도부는 여당에 넘겨준 정권을 되찾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당 안팎으로 여러 대권 주자들이 거론되는 가운데, 사실상 대선 정국은 시작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다. 우리나라가 이번 기회에 반석 위에 설 수 있도록 지도부가 해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그림을 우리 지도부가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현재 야권은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두고 바람 잘 날 없는 상황을 맞고 있다. 그에 대한 의혹이 실렸다던 미확인 `X파일`에 대한 실체 여부를 두고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정 최고위원도 이 X파일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기도 했다. X파일을 입수했다던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과 문건 공개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장 소장은 결국 지난 23일 한 방송 프로그램에 나와 X파일을 파쇄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X파일이란 건 없다. `찌라시` 수준으로 말하는 것인 듯 하다”면서 “장 소장은 그걸 나에게 줄테니 공개하라고 했는데 그걸 왜 나한테 주는가. 검찰에 줘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윤 전 총장이 최대한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내가 윤석열의 참모였다면, 전당대회가 끝나고 바로 다음날 입당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가 빨리 우리 당에 들어왔다면 보호를 받았을 것”이라며 “현직 의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정치가 되나. 지금이라도 빨리 들어와야 한다. 윤 전 총장을 우리가 아끼니 일성으로 말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른바 `이준석 돌풍`을 통해 정권교체를 여망하는 민심을 확인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최고위원은 “단순히 세대교체 측면으로만 보면 안 된다. 국민이 이른바 `여의도 정치`를 바꾸겠다는 의사표현”이라며 “이준석 바람의 시작은 민주당이다. 국민이 기존 정치인들에 대해 ‘너희는 아니다’고 말한 거다. 민주당이 제일 무서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다음은 정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돌아온 정미경’이다. 당 지도부에 재입성을 한 소감은.

△다행이고 기쁘다. 정권교체를 내 손으로 해보고 싶었다. 최고위원을 이전에 한 번 경험을 해보니, 무엇을 더 앞으로 잘해야 할지 뭘 고쳐나가야 할지 알겠다. 지역구 의원을 포함해서 당 대변인, 원내부대표, 홍보기획본부장 등 주요 당직은 다 해봤다. 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 안다. 이런 경험들을 다 녹여서, 당이 어려울 때 정권교체를 꼭 해보고 싶었다. 최고위원이 되고 잠을 못 자고 있는데 힘이 안 든다.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전당대회에서 당선 소감에 ‘가장 조화로운 게 가장 아름답다’고 했는데.

△젊은 돌풍이 불었다. 바람을 넘어선 돌풍이다. `0선` 당 대표, `초선` 최고위원이 나왔다. 다만 그렇게 해선 당이 움직일 수 없다. 김재원 최고위원과 내가 원외이면서 당 경험들을 다 해봤기 때문에 그 점에서 조화롭다는 생각을 했다.

-지도부로서 포부가 있다면.

△당 지도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의 지상명령을 받고 있기에 중요하다. 더불어민주당처럼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대해 전문가 도움을 받아 고치는 정도의 대안을 만들자는 게 아니다. 그걸 넘어서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전반적인 그림을 우리 지도부가 그려야 한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다. 우리나라가 이번 기회에 반석 위에 설 수 있도록 지도부가 해내야 한다. 개혁과 혁신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철학이 없으면 안 된다. 국가란 무엇인지에 대한 답변도 같이 나와야 한다.그 답을 가지고 부동산, 세금, 교육 정책 등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그렇다면 국가란 무엇인가.

△착하게 살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을 보호해주고 그 대가를 공정하게 받게 해주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다. 이 철학과 반대되는, 이를 어기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벌을 주는 것이 국가다. 아주 간단하고 상식적인 것이다. 그래야 국민이 그 정부를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권은 그걸 놓치고 있다. 국가가 무엇인지, 정부가 무엇인지에 대한 부분을 놓치고 있다. 내로남불이다. 철학이 무너져버렸다. 부동산 문제 등은 여기에서 다 파생된 셈이다.

-‘국민과 함께 정책 만들기’, ‘전 당원 전 국민과 함께하는 최고위원회’ 등 공약이 눈에 띄는데.

△‘세금은 이렇게, 부동산은 저렇게 가야 한다’는 대안은 현장에 다 있다. 표현의 문제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당 대표와 전문가 그룹, 국회의원 그룹이 책상에 모여 대안을 만들어냈는데, 이젠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국민에게 대안을 받고 다 같이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전 국민과 정책을 만들자는 것이다.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게 되고 100% 정권교체에 성공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최고위원이 돼야 한다. 이제는 책상 위에서 당 대표와 국회의원 몇 명이 만드는 공약은 안 된다. 이에, 당에서 만들어놓은 `약자와의 동행`을 시즌 2로 해보려고 한다.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서 여의도연구원과 같이 협의해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위한 공약을 만들어내겠다.

-이외에도 추진할 공약이 있다면.

△우리 당원들 당의 존립 기반은 당비를 내는 당원들이다. 당원들은 주인의식이 강하다. 그런데 매번 정치인들이 필요할 때만 와서 당을 이용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당원의 권리를 돌려주는 방안을 구체화하겠다. 마일리지를 쌓는 방법이 있다. 마일리지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당원들에게 계속 얘기를 들으며 아이디어를 받아보겠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이준석 대표와 함께 일정을 소화해보니 어떤지.

△`브라이트`(Bright·영리하고 총명)하다. 당 대표를 수행하는 리더십이 어떤지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 내가 볼 땐 잘 할 것 같다.

-최고위 초반부터 이 대표를 견제하는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견제가 아니다. 이 대표가 잘 몰라서 그럴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본인이 처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언을 하는 정도다. 비공식적으로 나도 얘기를 전달한다. 이 대표도 귀를 기울여서 듣는다. 그는 정치 초년생이 아니다. 최고위원도 했었다. 이전에도 거물 정치인들과 일을 했던 사람이다.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이 세대교체 바람에 성공한 듯 보인다.

△단순히 세대교체 측면으로만 보면 안 된다. 국민이 이른바 `여의도 정치`를 바꾸겠다는 의사표현이다. 그 도구로 이준석 대표를 쓴 것이다. `이준석 돌풍`을 만들어낸 근본 원인은 민주당이었다. 바람의 시작이 민주당이다. 민주당 의원들 면면을 보면, 역량 자체가 부족하다. 국민이 기존 정치인들에 대해 ‘너희는 아니다’고 말한 거다. 민주당이 제일 무서워해야 한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입당을 할까.

△답은 이미 나왔는데 그걸 안 해서 문제다. 내가 윤석열의 참모였다면, 전당대회가 끝나고 바로 다음날 입당하라고 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지금 `윤석열의 시간`이 됐을 것이다. 그가 빨리 우리 당에 들어왔다면 보호를 받았을 것이다. 여의도 정치를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장단점이 있다. 트레이닝(훈련) 되는 게 있다. 현직 의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정치가 되나. 지금이라도 빨리 들어와야 한다. 윤 전 총장을 우리가 아끼니 일성으로 말하는 것이다.

-최근 불거진 `X파일` 논란을 어떻게 보는지.

△X파일이란 건 없다. `찌라시` 수준으로 말하는 것인 듯 하다. 장 소장이 자신 없으니 파기를 한다고 하는데, 명예훼손은 친고죄가 아니라 반의사불벌죄다. 누구든 고발을 하면 수사가 들어간다.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가 없는 한 기소가 될 수 있다. X파일을 가지고 있어야 면책이 될 수 있다. (X파일이) 진짜라면 그게 핵심적인 증거가 아니겠나. 그걸 폐기한다는 건 없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다. 자기한테 유리한 걸 파기할 수 있는가. 장 소장은 그걸 나에게 줄테니 공개하라고 했는데 그걸 왜 나한테 주는가. 검찰에 줘야했다. 이건 이간책이다. 윤 전 총장에 타격을 주고 야권을 분열시키는 것 두 가지 노림수가 있는 것이다.

-홍준표 의원의 복당에 대한 입장은.

△늘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윤 전 총장은 물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합당을 하려고 하는데 홍 의원만 막을 수 있나. 100%라는 건 없다. 우려는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들어와야 한다. 홍 의원도 (대선) 경선을 하실 분이고, 그건 대선 후보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 21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성사될 수 있을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에 약속을 했었다. 약속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에도 정권교체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며 나갔었다. 핵심을 알고 있는 것이다. 합당을 한다고 본인이 먼저 말했다. 결과에 상관없이 하겠다고 했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국민에 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 당과 당 사이는 절차의 문제이고, 합당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느냐 마느냐 문제다. 그러면 어떻게 안 하겠나. 당연히 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생태탕` 시리즈가 등장했었다. 황당무계 한데도 그들(여당)은 반성을 안 했다. 그런 생태탕이 또 없겠나. 그들이 순순히 정권을 내줄까. 생태탕 제 2·3·4의 시리즈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이간책이나 선전선동에 절대 속으면 안 된다. 이간책이 무서운 건, 내부 분열을 촉진시키기 때문이다. 적과 싸워야 하는데 우리끼리 싸워서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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