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목표가 50% `쑥쑥`…믿어도 될까

김재은 기자I 2020.06.29 01:30:00

한화증권, 씨젠 목표가 275%↑
NH證, 두산퓨얼셀도 208% `쑥`
50%이상 대폭 상향 22개사·26건
실적 전망은 `글쎄`…"주가만 따라가는 상향 걸러야"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대신증권(003540)은 지난 26일 효성중공업 목표주가를 3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한 달전 목표가 1만9000원에서 63.1%나 높여잡은 것이다.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했다. NH투자증권(005940)은 지난 19일 두산퓨얼셀 목표가를 2만9000원으로 208%나 상향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이후 증시가 반등흐름을 이어가면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이 과감해지고 있다. 몇 주만에 목표가를 50% 이상 올리는가 하면, 일부는 2배나 높여 제시하면서 주가흐름에 맞춘 조정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목표가 상향 리포트 15%, 30%이상 `쑥`…이달에만 60.5%

28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제시한 종목리포트 2768건 중 목표주가가 상향된 경우는 730건(26.4%)으로 목표가 하향 506건(18.3%)에 비해 많았다. 목표가 유지 리포트는 1532건으로 전체의 55.3%였다.

목표가가 높아진 리포트 중 종전대비 30% 이상 상향한 경우는 76개사·109건(14.9%)이었고 이중 22개사·26건(3.6%)은 종전대비 50% 이상 대폭 높였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목표가 30% 이상 상향된 리포트가 나온 시점이다. 109건 중 66건(60.5%)은 이달에 이뤄졌고, 34건(31.2%)은 5월에 상향됐다. 나머지 9건(8.3%)만 4월에 나왔다.

기업별로는 한화투자증권(003530)이 지난달 14일 씨젠(096530)의 목표가를 4만원에서 15만원으로 275%나 상향했다. 목표가 4만원은 지난 1월 23일 제시한 수치로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높인 것이다. NH투자증권도 지난 16일 한 달여 만에 두산퓨얼셀 목표가를 94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세 배 이상 높여 잡았다. 이 두 종목은 목표가 상향률 1,2위에 올랐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 11일 삼성중공업 목표주가를 5000원에서 1만원으로 두배로 상향했고, NH투자증권도 19일 삼성중공업 목표가를 7300원으로 55.3%나 높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유진테크 목표가를 지난 5일 2만3000원에서 22일 3만6000원으로 56.5%나 올렸다. 불과 2주 만에 목표가가 대폭 상향된 것이다.

롯데하이마트(98.8%), 코스메카코리아(87.5%), 대한유화(72.7%), 현대리바트(68.4%), NHN한국사이버결제(66.7%), 에코프로비엠(62.3%) 등이 목표가 대폭 상향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 네이버(035420)(흥국증권), SK(삼성증권), LG화학(051910)(흥국증권)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의 목표가도 이달 들어 50% 이상 상향됐다.

◇ 8곳은 올해 영업익 감소세…내년엔 `개선`

목표주가가 30% 이상 상향된 76개사 중 올해 실적 추정치가 제시된 51개사(증권사 3곳이상 분석)를 분석한 결과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곳은 36개사(70.5%)였다.

이중 올해 영업익이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씨젠(이하 영업익 증가율 1872%), 셀트리온헬스케어(246%), 삼성바이오로직스(149%), 카카오(102.4%), 테크윙(91.1%), 네오위즈(70.8%), 셀트리온(64.9%), LG화학(57.1%), 풍산(57.1%) 등 9개사다.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장사는 이들 9곳을 포함해 총 19곳(37.2%)이다.

8개사(15.7%)는 올해 영업익이 전년대비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진테크(084370), 세아베스틸, 하나금융지주(086790), 두산밥캣, 효성첨단소재, 대한유화(006650), 현대제철(004020), SK(034730)가 해당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 S-OIL(010950)은 적자전환이 예상됐다. 올해 SK이노베이션 영업적자는 1조4474억원, S-OIL은 3374억원 수준이다.

복수의 증권사가 목표가를 50% 이상 상향한 삼성중공업, 에코프로비엠, 효성중공업의 실적 전망은 어떨까. 삼성중공업(010140)의 올해 영업이익은 석 달전 140억원에서 최근 848억원 영업적자로 실적 전망이 크게 악화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개별기준)의 경우 석 달전 690억원 영업이익에서 최근 513억원으로 되레 이익규모가 줄었다. 효성중공업(298040)은 실적추정치가 없다.

다만 내년 영업이익은 51개사 중 씨젠을 제외하고 모두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SK이노베이션, S-OIL은 1조3730억원, 1조2109억원으로 각각 흑자전환하고, 삼성중공업도 올해 848억원 영업적자에서 1174억원으로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차트를 따라가는 목표가 상향이나 하향 리포트는 걸러내는 게 좋다”며 “자신만의 분석과 전망을 자유롭게 내기보다 대부분의 애널리스트가 시장 추세를 따라갈 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목표가 50% 이상 상향된 22개사 중 6개사(27.3%)는 26일 종가가 제시된 목표가를 웃돌고 있다. 동화기업(025900)(흥국증권), 두산퓨얼셀(NH투자증권), 롯데하이마트(071840)(현대차증권), 알엔투테크놀로지(148250)(KTB투자증권), 위메이드(112040)(신한금융투자), 현대리바트(079430)(신영증권)가 해당된다. 이들 주가가 단기간 오버슈팅한 게 아니라면 해당증권사는 투자의견을 하향하거나 목표가를 재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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