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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총선 코앞인데 정책경쟁 실종, 공천잡음만 만발

박경훈 기자I 2020.02.21 06:00:00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돌아온 조국’, ‘왜 이언주만…’

4.15 총선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현재 정치권를 휘감고 있는 이슈다. 거대 양당이 언제 정책으로 진검승부를 벌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다. 온 나라가 난리인 ‘코로나19’를 대응하기 위한 특위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구성조차 이루지 못하다 부랴부랴 합의를 봤다.

정책을 대신해 여의도를 채우고 있는 이슈는 온통 ‘공천 잡음’뿐이다. 지난 총선 때 여당인 새누리당이 잡음으로 자멸했다면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그 바통을 잇고 있다. 중심에는 조국 전 법무장관이 자리 잡고 있다.

‘빨간 점퍼 민주당(금태섭 서울 강서갑 의원)’을 잡겠다며 정봉주 전 의원이 촉발한 이번 사태는, 김남국 변호사가 그 뒤를 이어받으며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조국 사태에서 쓴소리를 내뱉은 금 의원을 향해 “B급 정치(김남국)”, “중도 뽕(정봉주)” 등 노골적인 단어를 써가며 공격 중이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잡음이 터져 나왔다. 부산 중구·영도구 전략공천설이 끝없이 돌고 있는 ‘이언주 편애’에 불만을 가진 비박(非朴)·유승민계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서울 서초갑 3선’ 이혜훈 의원은 유 의원이 보낸 문자를 사실상 공개하며 유승민계에 불리하다고 여기는 현재 공천 분위기에 불만을 제기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비박계인 김무성·장제원 의원 역시 이 의원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다.

사실 ‘완전 국민경선제’가 정착되지 않은 한국 정치 문화상 공천 잡음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다고 본다. 다만 문제는 정책선거가 완전 실종됐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흘러온 것은 그간 정책보다는 극한의 이념만 보여준 기성 정당에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선거 역시 정책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논쟁보다는 ‘정권(조국) 심판’, ‘야당 심판’과 같은 단순하며 자극적인 구호만 넘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선거만큼은 단순한 이념 대결이 아닌 이념에 기반한 건전한 정책대결이 벌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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