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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탁.채의 상속과 세금]증여재산에서 증여 후 과실은 특별수익 아냐

강경래 기자I 2021.03.14 09:07:17
[김·탁·채의 상속과 세금]은 법무법인 태승 The 스마트 상속 김예니 변호사, 채애리 변호사가 연재하는 상속 관련 소송부터 세금, 등기까지 상속 문제 전반에 관한 칼럼으로, 상속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알기 쉽게 그려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법무법인 (유한) 태승 김예니 변호사] 아버지가 형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 명의신탁 재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이상속 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형과 상속재산분할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아버지가 형의 이름으로 취득했던 건물과 이 건물에서 발생한 임료가 아버지의 재산으로서 상속재산분할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속 씨는 형의 명의로 등기된 건물은 실제로는 아버지의 재산이므로 이를 법정상속분대로 나눠야 하고, 지금까지 건물에서 발생한 임료 상당액 또한 분할의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형은 이 토지는 자신의 이름으로 취득한 것이므로 아버지에게 받은 것이라고도 할 수 없고, 임료 상당액은 자신의 건물에서 나온 것이므로 분할의 대상이 아니며 특별수익도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부모자식 간 명의신탁 인정받기는 쉽지 않아

이상속 씨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부모와 자식 간에 명의신탁을 인정받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부 사이 명의신탁 등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명의신탁은 위법하며, 더욱이 부모와 자식 간에 명의신탁 계약서를 쓰거나 하는 일이 많지 않으므로 이를 입증하기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 매수 당시 아버지의 속마음이 어찌했던 간에 돌아가실 때까지 형으로부터 건물을 돌려받지 않았다면, 이를 형에게 증여할 의사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이 건물은 명의신탁 재산으로 인정받게 될 가능성보다 형의 특별수익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

다만, 건물 매매 계약 시 매매대금 조달 및 납부에 관한 사정, 계약의 실제 당사자가 누구였는지 등 계약 당시와 이후 건물 관리 등에 관한 사정이 어떠했는지에 따라 건물 자체가 특별수익이 될 것인지 아니면 매매대금만이 특별수익이 될 것인지 나뉘게 될 것이다.

증여 목적물에서 발생한 과실은 특별수익이라 보기 어려워

이상속 씨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증여 목적물인 건물의 소유권은 결국 이상속 씨의 형에게 있으므로 이상속 씨의 형이 그 과실인 임료를 수취할 권리가 있는 것이어서 이를 형의 특별수익으로 보기는 어렵다. 생전 부모가 자식에게 부동산 등을 증여할 때에는 그 부동산의 소유권뿐 아니라 그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과실을 상속인에게 귀속시키려는 의사가 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의사가 없다면 부모가 자식에게 증여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입 등을 받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결국 이상속 씨 주장과 달리, 이 건물이 형의 명의로 취득된 시점 이후 건물에서 발생한 임료 수익 또한 형의 특별수익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상속 씨로서는, 아버지가 형 명의로 해당 건물을 취득해 준 당시 아버지가 매매대금을 전부 부담했으며, 건물 매매 계약도 직접 진행했다는 사정, 아버지가 건물 관리를 직접 하면서 임차인 관리, 재산세 납부 등을 직접했다는 사정을 최대한 주장 입증을 해 부동산 자체를 특별수익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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