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더 코믹하게, 더 로맨틱하게…'라라랜드' 또 놀러와

장병호 기자I 2017.07.11 06:00:00

영화 ''라라랜드'' 패러디·기획전으로 부활
뮤지컬 ''이블데드'' 스윙댄스 장면 패러디
제2회 CHIMFF 동대문서 ''싱얼롱'' 상영회
''라라랜드'' 창작진 만든 ''디어 에반 한센''
국내 제작사에서 라...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뮤지컬영화 ‘라라랜드’의 인기가 공연계로 번져가는 중이다. 올여름 공연계에서 ‘라라랜드’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라라랜드’는 국내에서도 350만 관객을 동원하며 ‘원스’ ‘비긴 어게인’에 이은 뮤지컬영화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다시금 증명했다.

“쉘 위 댄스?” 지난달 24일 개막한 뮤지컬 ‘이블데드’(9월 17일까지 유니플렉스 1관)는 한 장면을 이렇게 시작한다. 숲 속 빈 오두막으로 놀러 온 주인공 애쉬와 여자친구 린다가 ‘슈퍼마켓 하모니’를 함께 부른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노래다. ‘코믹 호러’를 내세운 뮤지컬답지 않게 로맨틱한 노래가 극장을 묘한 분위기로 만든다.

노래가 끝나갈 무렵 익숙한 재즈 멜로디가 흘러나온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주연 배우 라이언 고슬링·엠마 스톤이 함께 스윙댄스를 춘 ‘어 러블리 나잇’(A Lovely Night)이다. 함께 춤추자는 애쉬의 말에 노란 원피스를 입은 린다가 엠마 스톤이 된 듯 유쾌한 발걸음을 선보인다. ‘이블데드’에서 만나는 ‘라라랜드’의 명장면에 관객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뜬금없는 상황에 등장한 예상 밖 패러디 장면이기 때문이다.

좀비가 등장하는 ‘이블데드’는 아직까지 대중에게 낯선 장르의 작품이다. 이에 트렌디한 요소를 가미해 대중성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라라랜드’를 패러디한 이유다. ‘이블데드’는 ‘라라랜드’ 외에도 뮤지컬 ‘레미제라블’ ‘맨 오브 라만차’ 등을 패러디해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9년 전 초연에 이어 재공연의 연출을 맡은 연출가 임철형은 “장면이 전환될 때 관객이 잘 아는 작품의 유명한 장면을 넣고 싶었다”면서 “‘라라랜드’의 명장면이 애쉬와 린다를 조금 더 예쁜 모습으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패러디 이유를 설명했다.

오는 22일 개막하는 제2회 충무로뮤지컬영화제(CHIMFF, 30일까지 충무아트센터·DDP·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메가박스 동대문)도 ‘라라랜드’를 중요한 키워드로 내세운다. 영화제 준비 과정에서 ‘라라랜드’의 흥행과 대중적 인기에 큰 힘을 얻었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김홍준 예술감독은 “‘라라랜드’의 성공으로 뮤지컬영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라라랜드’가 고전 뮤지컬영화에 대한 향수를 보내는 작품이라는 점도 영화제의 정체성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 올해의 키워드로 삼게 됐다”고 설명했다.

충무로뮤지컬영화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영화를 보며 코러스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는 ‘싱얼롱 침프(CHIMFF)’다. 올해는 ‘라라랜드’에 등장하는 노래를 부르며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28일 충무아트센터 대극장과 29일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어울림광장에서 두 차례 열린다. 29일 상영은 무료로 진행한다.

‘라라랜드’가 오마주를 바친 고전 뮤지컬영화도 만날 수 있다. ‘파리의 미국인’(1951), ‘사랑은 비를 타고’(1952),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쉘부르의 우산’(1964),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등이다. 김 예술감독은 “‘라라랜드’의 등장으로 뮤지컬영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내년에도 보다 다양한 뮤지컬영화를 우리 영화제를 통해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영화 ‘라라랜드’ 창작진이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의 한 장면(사진=AP 뉴시스).


공연계는 ‘라라랜드’ 제작진이 참여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라라랜드’에 작사로 참여한 벤지 파섹·저스틴 폴 콤비의 뮤지컬 ‘디어 에반 한센’이다.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 시상식에서 최우수 뮤지컬 작품상·최고 작곡가상·극본상 등 주요 부문 6개를 휩쓴 화제작이다.

작품은 사회 불안증을 겪고 있는 고등학생 에반 한센이 동급생의 죽음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공감가는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감동적인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 국내 한 공연제작사가 ‘디어 에반 한센’의 라이선스공연을 추진하고 있다. 공연계 관계자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을 본 사람들이 하나같이 ‘이야기도 재미있고 음악도 뛰어나다’며 입을 모으고 있다”면서 “소극장 뮤지컬로 제작된 ‘디어 에반 한센’이 국내에서는 어떻게 무대화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뮤지컬이 영화가 되고 영화가 뮤지컬이 되는 것은 이제 트렌드가 됐다”면서 “‘라라랜드’에 대한 관심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원 교수는 “국내는 뮤지컬 창작진이 뮤지컬에만 머무는 경우가 많다”면서 “‘라라랜드’와 ‘디어 에반 한센’의 성공처럼 창작진이 뮤지컬에만 머물지 않고 영화·드라마로 진출하면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해외 사례를 국내 공연계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