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영통지서가 날라오기 전에 입대를 지원하는 모집병 지원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원자가 급증하면서 모집병 경쟁률은 3년 새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모집병 입대자는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군병과와 입대 시기 및 특기를 선택할 수 있어 공백없이 대학 복학이 가능한데다 군 복무 중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취업을 준비하는데 유리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집병 경쟁률 3년 새 2.37대 1→7.14대 1
모집병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는데는 사상 최악의 취업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많다.
올해 상반기 20대 후반 취업률은 69.1%에 그쳤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직업을 구하지 못한 미취업자가 10명 중 3명이나 된다는 얘기다. 모집병은 특기에 따라 관련 전공자이거나 특정 자격증을 보유해야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고 입대 이후에도 자격증 취득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병무청 관계자는 “의무 복무자 사이에서 취업난을 의식해 군 입대 방식과 시기를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이왕이면 군 복무가 사회 진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하려는 경향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며 “군 복무 중 자격증 취득 제도 등 자기 발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법도 많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입대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군내에 대학 강의와 토익 및 자격증 등 원격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강좌를 개설하고, 군복무 기간을 학점으로 인정해주는 군학점 인정제 등을 추진 중이다.
◇ 군내 가혹행위 피해 카투사 지원도
군내 가혹행위와 병영 부조리에 대한 공포감 또한 모집병 지원자들이 늘어나는데 한몫하고 있다. 자신의 전공이나 경력 및 경험을 살려 병과와 특기를 선택해 지원하는 만큼 업무 실수 등으로 인한 가혹행위에 시달릴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감을 갖고 모집병에 지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실력 배양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미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특성상 구타 등 가혹행위에 시달릴 가능성이 낮고 개인 여가시간 보장 등 군 복무환경이 우수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소속인 카투사는 지원자가 몰리면서 사설학원까지 등장했다. 2010년 5.4대 1이던 카투사 경쟁률은 지난해 7.6대 1로 높아졌다.
이같은 분위기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잇단 병영부조리 문제를 계기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가동 중에 있다”며 “군의 폐쇄성을 극복해 수용개념의 병영시설을 생활 공간으로 바꾸는 등 열린 병영을 만들고 장병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