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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대체肉에 대체투자…미래 먹거리에 베팅하는 금투업계

김성훈 기자I 2020.03.17 00:40:00

미래에셋, 대체肉 스타트업에 1800억 베팅
대체육 美특허 출원한 인트론바이오도 투자
"성장 가능성 알아보고 투자규모 확대" 분석
中진출 출사표…입맛 사로잡으면 대박 예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구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신 음료 중 하나인 코카콜라는 2005년 음료사(史)에 남을 결정을 내린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칼로리를 확 줄인 ‘코카콜라 제로’를 출시한 것이다. 코카콜라 특유의 맛은 살리면서 설탕을 ‘제로(0)’ 수준으로 줄인 이 제품은 출시 직후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출시 2년 만인 2007년 아메리칸온라인(AOL)이 선정한 ‘올해의 대표 상품’에 오르기도 했다.

십수년 전 음료 업계에 불던 ‘웰빙’ 바람이 최근 육류 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다. 단순히 유해 성분을 줄이거나 빼는 것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기 맛이 나지만 고기는 아닌’ 대체육(肉) 시장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미래 먹거리 산업에 속속 자금을 베팅하면서 성장 가능성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 대체肉 스타트업에 1800억 베팅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프라이빗에쿼티(PE) 부문은 그룹 계열사 등 재무적투자자(FI) 3~4곳과 함께 미국 스타트업인 ‘임파서블 푸드(Impossible Foods)’에 1억5000만달러(약 1832억원)를 투자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임파서블푸드는 2011년 미국 스탠퍼드대 출신 생화학자 패트릭 브라운이 설립한 대체육 개발 기업이다. 고기 맛을 내는 핵심 성분인 헤모글로빈 속 ‘헴(Heme)’ 성분을 식물 뿌리에서 추출해 식물성 햄버거 패티 개발에 성공했다.

임파서블 푸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인 ‘CES 2020’에 참여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햄버거에 쓰이는 대체육 패티는 물론 돼지고기 대체육으로 만든 미트볼과 소시지 등을 선보이며 미국 ‘버거킹’ 입점을 앞둔 상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전부터 대체육 시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해 1월 대체육 핵심성분과 제조에 대한 미국 특허를 출원한 인트론바이오(048530) 지분 7.48%를 보유하면서 2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점이 그것이다. 대체육 시장에 대한 성장성을 알아보고 투자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美 나스닥서 관심 입증…中시장 공략이 관건

지난해 5월 대체육류 업체 중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미트(Beyond meat) 사례도 기대감을 끌어 올리는 요소다. 비욘드미트는 상장 첫날 공모가(25달러)보다 40.75달러 높은 6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급기야 지난해 7월에는 234.9달러까지 치솟으면서 공모가의 10배 수준까지 급등했다.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최근까지 70~75달러 선을 유지하며 공모가 대비 3배 가까운 주가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동원 F&B가 지난해 3월부터 비욘드미트 제품을 독점 공급한 이후 월평균 판매량이 10% 넘게 증가하며 매출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 푸드 등 대체육 업체들의 올해 목표는 글로벌 시장에서 ‘큰 손’으로 꼽히는 중국 시장 공략에 맞춰져 있다. 앞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계기로 육류 소비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대체육 시장이 중국시장에서 통한다면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성장이 가능해서다.

국내에서도 대체육 시장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중앙연구소는 바이오제네틱스(044480), 위드바이오코스팜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식물성 대체육 연구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이밖에 CJ제일제당이 대체육 관련 제품을 개발 중이며 에스텍파마(041910)도 인트론바이오와 대체육 원료 개발 사업화에 협력할 방침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이 실제 고기보다도 비싼 가격임에도 건강과 환경에 돈을 아끼지 않겠다는 최근 식음료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며 “대량생산에 따른 가격 조정과 중국 시장 공략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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