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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한달새 4000억원대 유통…中 기업 ABCP 투자심리 살아나나

이명철 기자I 2019.01.07 06:00:00

작년 상반기 CERCG 디폴트 사태 이후 발행 중단
11월부터 한달새 정기예금 신용도 바탕으로 4000억대 유통
신용 우수한 은행권 위주…수익률도 높아 관심 유효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사태로 한동안 끊겼던 중국 기업 기초자산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이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CERCG가 지급보증한 회사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면서 얼어붙었던 투자심리가 점차 풀리는 분위기다. 다만 아직은 일반기업 보다 신용도가 높은 은행의 정기예금 정도만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상황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특수목적법인(SPC)인 갤러리제이차는 지난달 24일 1022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해당 ABCP의 기초자산은 중국교통은행 서울지점의 정기예금이다.

앞서 지난달 4일과 지난해 11월 20일에도 중국은행 서울지점 원화예금과 중국교통은행 서울지점 원화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다이나믹레볼루션(2000억원), 몽중헌제삼차(1432억원) ABCP가 발행됐다.

국내 위치한 중국 은행들의 서울지점 예금을 바탕으로 했지만 신용등급은 중국 기업의 신용도를 바탕으로 결정했다. 세 개의 ABCP 모두 단기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수준인 ‘A1’로 평가받았다. 약 한 달 새 중국측 신용도를 바탕으로 한 4000억원 이상의 ABCP가 시장에 나온 것이다.

채권 부도 위험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를 제외하고 중국 기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발행은 지난해 8월 후 세 달여만이다. 지난해 상반기 CERCG 신용도를 기초로 한 ABCP의 디폴트로 국내 증권사들이 16000억원대 손실을 입으면서 투자심리가 위축, 한동안 발행이 중단됐다.

중국 기초자산의 ABCP가 다시 나오는 이유는 수익 때문이다. 정기예금이 기초자산이어서 리스크가 낮은데다 만기가 1년으로 짧고 금리는 다른 상품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운용하는 금융투자사들이 안전성이 높으면서도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상품으로 편입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최근 발행한 중국 기초자산 ABCP의 1년 표면금리는 3.0~3.3%다. 지난달 24일 신한은행 원화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에스하모니제8차의 경우 표면금리가 2.568%로 갤러리제이차가 73.2bp(1bp=0.01%)나 높았다. 다른 중국 은행의 ABCP 표면금리도 비슷한 시기 발행한 다른 국내 은행 ABCP보다 40~50b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ERCG처럼 일반 기업 신용도에 기반을 둔 ABCP 발행은 당분간 어렵지 않겠냐는 시각이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중국의 은행은 정부의 지원 가능성이 높아 신용도가 우수하기 때문에 최근 중동 은행을 기초자산으로 한 ABCP 발행이 주를 이루기 전에 많이 이용되곤 했다”며 “CERCG 사태로 일반 기업은 신용 위험에 노출될 경우 구제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인식이 높아져 신용평가나 발행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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