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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이야, 초코파이야?' 뷰티업계에 부는 '쿡방' 바람

염지현 기자I 2016.02.16 06:00:00

더샘, 초코파이 유사한 핸드크림으로 中까지 인기
바나나 우유 차용한 화장품, 색조 유사한 초콜릿 등
디자인 시장 성장, 펀 제품 인기에 식품 활용 늘어나

더샘에서 출시한 초코파이 핸드크림.
[이데일리 염지현 기자] 화장품 업계에 식품 열풍이 불고 있다. 과일 추출물 등을 성분에 넣었던 기존과는 달리 용기까지 화장품인지 식품인지 헷갈릴 정도다. 디자인 시장이 성장하고, ‘펀(fun·재미)한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명 식품을 차용한 화장품이 인기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한국화장품의 로드숍 브랜드 ‘더샘’은 오리온 초코파이와 똑같은 디자인의 ‘초코파이 핸드크림’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이 제품은 겉모양만 봐서는 실제 초코파이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빨간 봉지를 뜯으면 울퉁불퉁한 초코파이의 질감을 그대로 살린 핸드크림 용기가 나온다. 크림 제형도 마시멜로와 비슷하게 만들고, 향도 ‘마시멜로’, ‘쿠키 앤 크림’ 등 두 가지로 나와 먹는 초코파이와 유사하게 만들었다.

더샘 관계자는 “PPL 협찬을 진행하지도 않았는데 TV에서 소개되고, 블로거들이 자발적으로 품평에 나설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며 “특히 초코파이가 해외 소비자들에게도 유명한 상품인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지역에선 빨리 동나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토니모리가 출시한 바나나 모양 핸드크림과 바나나 우유 모양의 메모지
바나나 우유를 차용한 브랜드들도 있다. 화장품 브랜드 ‘과일나라’는 빙그레 바나나 우유와 유사한 디자인의 ‘피부가 마시는 바나나우
메이크업 브랜드 바비브라운과 베이커리 아티제가 협업한 초콜릿
유’ 라인을 바디로션, 바디클렌저 2종으로 출시했다. 제품은 순도 99.5%의 바나나 추출물에 바나나 우유 향을 첨가해 마치 바나나 우유를 바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로드숍 브랜드 ‘토니모리’도 지난해 12월 바나나 모양의 핸드크림을 출시하며 시중에 파는 바나나 우유와 케이스가 똑같은 메모지를 사은품으로 증정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과 해외 소비자들이 푸드(식품) 콘셉트 제품을 상당히 좋아한다. 제품별로 모아 소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정도”라며 “향후에도 디저트를 콘셉트로 한 제품을 계속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바비브라운’은 베이커리 ‘아티제’와 협업해 바비브라운 화장품과 비슷한 초콜릿을 출시했다. 색조 색상이 다채롭기로 유명한 바비브라운의 핑크색을 초콜릿에 적용해 마치 립스틱이나 아이섀도를 선물하는 듯한 재미를 줬다. 바비브라운은 밸런타인 데이 당일인 14일, 구매 금액에 따라 이를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뷰티업계에 쿡방이 부는 이유는 디자인 시장이 커지는데다가 키덜트(어린이의 취향을 가진 어른) 등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기 때문이다. 특히 해외에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독특한 디자인이 호평을 받자 초코파이나 바나나 우유 같은 유명 식품까지 차용하는 분위기다.

미국에서 한국 화장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 관계자는 “유튜브에선 미국, 멕시코, 중국 등 해외 블로거들이 한국의 독특한 화장품 용기를 자발적으로 소개하는 동영상들이 많이 올라와있는데 조회수가 10만에 달할 정도”라며 “국내 화장품이 제품 질은 물론 디자인 상품으로도 주목받자 해외 브랜드까지 눈여겨보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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