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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료 배분요구와 조직혁신"..두마리토끼 잡으려는 MBC 사장

김현아 기자I 2020.07.12 09:05:11

지난 10일 MBC 사원과의 대화.
박성제 사장, 대통령직속 미디어혁신위 설치 제안
사내벤처제도 하반기 시행, 사내 보상문화 강화할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MBC는 재원구조는 SBS와 같은 민영방송, 조직 구조는 비영리 공익법인 방송문화진흥회가 대주주인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다. 또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BC는 지난해 96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박성제 MBC 사장이 정부에 △KBS와 EBS에만 돌아가는 수신료 등 공적 재원의 MBC 분배와 △사내 혁신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박 사장이 직접 “수신료를 MBC에도 나눠 달라”고 요구하진 않았지만, 공영방송 관련 제도 개선을 논의할 대통령 직속 기구인 ‘미디어 혁신위원회’ 설치를 공개 요청하면서 공영방송의 재원 구조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제 MBC 사장(한국방송협회장)


박성제 MBC 사장은 지난 10일 지역MBC 구성원을 포함한 전 사원을 대상으로 미래 비전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MBC 10년의 먹거리 미래비전은 ▲공영방송 위한 제도 개선 ▲외부협력 통한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강화 ▲사내벤처 등 미래를 위한 투자 ▲성공에 대한 보상 문화 구축 등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이 과제들을 이룩하기 위해 개방(Open), 협업과 연결(Connect), 성장과 이익 공유(Expand)의 3대 키워드를 제시했다.

박 사장은 “코로나19까지 겹쳐 ‘생존경영’이란 이름 아래 절박한 마음으로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긴축만이 해법은 아니기에 회사의 미래 경영 비전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영방송 MBC를 위한 제도개선’을 언급한 점이다. 그는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책무를 다하는 동안 공적재원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광고결합판매와 같은 불리한 조건들에 둘러싸인 채 버텨왔지만 더이상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지킬 수 없다”며 “글로벌 미디어자본의 공세 속에 공영미디어의 존립기반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통령 직속의 ‘미디어 혁신 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MBC는 지난달 30일 상암 MBC 사옥에서 박성제 MBC 대표이사 사장, 김성수 카카오M 대표 등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양사의 디지털·글로벌 콘텐츠IP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업무 협약의 핵심 내용은 △MBC 주요 콘텐츠의 디지털IP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TV·디지털 드라마 기획·제작 △양사의 콘텐츠를 활용한 마케팅·커머스 사업 추진이다.


외부 업체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 제휴

박 사장은 콘텐츠 경쟁력 강화 및 미래투자와 관련해서는 개방(OPEN), 연결(CONNECT), 확장(EXPAND)이라는 3가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카카오M과의 양해각서체결을 통한 공동사업을 언급했다.

그는 “드라마 기획역량 강화와 우수IP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스타 연출가에 의존하기 보다는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기획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드라마 부문을 모든 플랫폼에 대응하는 드라마 기획 스튜디오로 진화시키고 더 나아가 글로벌 드라마 스튜디오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겠다”고 밝혔다.

CVC 만들고 사내벤처제도 도입

아울러 유망 스타트업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상생을 도모하고 그들의 혁신을 배우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털) 조직을 만들기로 했다며, ‘빠르고 유연한’ 조직문화 정착을 위해 ‘사내벤처제도’를 하반기에 시행하겠다고 했다.

MBC가 보유한 부동산과 관련해선 최근 BTS가 ‘대취타’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해외 팬들에게도 유명해진 경기도 용인의 사극세트 ‘대장금파크’를 글로벌 관광명소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부연했다.

성공보상 강화하는 조직문화로

우수성과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하여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신사업을 발굴하거나 파생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했을 경우 지금까지와는 다른 파격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도 했다.

박 사장은 “광고기반의 지상파는 위기에 처했을지 몰라도 콘텐츠 제작과 여기에서 파생될 다양한 산업군은 모두가 꼽는 유망분야인 만큼 MBC의 미래는 결코 어둡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MBC는 글로벌 콘텐츠 그룹으로 변신해야하고 변신할 수 있다. MBC가 가진 역량과 자산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으니 모두 함께 미래비전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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