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 "앞이 아닌 멀리, 넓게 봐야 한류의 성공 잇는다"

고규대 기자I 2020.02.20 01:00:00

[한류메이커] 매니저, 제작자, 그리고 경영자 등
20년 갈고 닦은 노하우로 한류 큰 그림 그린다
"한국판 WME 꿈꾼다"

[이데일리 고규대 문화산업전문기자] “콘텐츠 스튜디오, 한류를 만드는 기업의 나아갈 방향입니다. 드라마와 영화 제작의 노하우를 기초로 숏폼(Short Form) 콘텐츠 개발 등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자사가 제작한 콘텐츠를 전시한 미팅룸에서 촬영에 나섰다.(사진=김태형 사진전문위원)
박성혜 키이스트(054780) 대표는 우리나라 몇 안 되는 콘텐츠 전문가다. 키이스트는 한류 스타 배용준이 자신의 역량을 담아 만들어진 기업이다. ‘Key + East’라는 회사명 역시 한류의 중심이라는 뜻을 담았다. 키이스트는 이후 김현중, 김수현, 박서준 등 톱스타를 성장시킨 역량을 잠시 접고 콘텐츠 스튜디오로 거듭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20여 년 넘게 한류의 성장과 함께한 박성혜 대표가 있다.

“스타와 일하고, 감독과 일하는 다양한 경험이 자산이죠. 그 자산을 토대로 콘텐츠 스튜디오, 다시 말해 어떤 채널이나 플랫폼에서도 유통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올해 목표입니다.”

박성혜 대표는 매니저, 드라마 제작, 콘텐츠 제작 등에 잔뼈가 굵었다. 1990년 염정아의 매니저를 시작으로 김혜수·전도연·지진희 등과 함께 2000년을 열었다. 2008년 늦은 나이에 훌쩍 미국 유학을 떠나 2년여 만에 귀국해 2011년 콘텐츠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를 설립해 ‘꽃미남 라면가게’ ‘화랑: 더 비기닝’ 등을 만들었다. KBS가 의욕적으로 설립한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유니온의 대표로 2년간 일하다 2018년 말 키이스트에 합류했다.

“미국 윌리엄모리스인데버(WME)의 한국판 모델을 꿈꾸고 있어요. WME는 단지 스타의 에이전시에 머물지 않고 방송·영화·음악·출판·디지털 콘텐츠까지 제작하는 종합 콘텐츠 업체로 거듭났죠.”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는 “눈앞에 시장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넓고 크게 보는 게 SM엔터테인먼트와 그 계열사인 키이스트의 방향”이라고 말했다.(사진=김태형 사진전문위원)
키이스트는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중 드라마와 영화 제작에 특화된 코스닥 상장사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초록뱀 미디어와 드라마 제작을 한다는 소식에 관련된 주식이 폭등할 정도로 시장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방탄소년단에 이어 ‘기생충’으로 평단과 흥행을 모두 아우른 봉준호 감독이 세계적 주목을 받는 등 국내 콘텐츠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박성혜 대표는 2019년 사업 부문을 정리 통합한 후 2020년부터 새로운 콘텐츠 제작을 위한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기존 매니지먼트 사업 부문과 드라마 사업 부문에 이어 영화 사업 부문을 강화하고 디지털 사업 부문을 신설했다. 영화 사업 부문은 지난해 ‘사자’로 영화 시장에 얼굴을 알린 데 이어 올해 무비락, 어바웃필름, 스튜디오레진 등과 제작사와 6~7편에 나선다.

“드라마와 영화 외에 짧은, 흔히 말하는 ‘숏폼’ 콘텐츠가 유튜브 등으로 유통되는 시기죠.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한 광고 등 디지털 플랫폼에 특화된 콘텐츠 개발에도 집중할 생각이에요.”

박성혜 대표는 대중의 눈높이를 앞서 가기는커녕 뒤처진다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믿는다. 90년대 스타 양준일이 조용하지만 강력한 화제의 인물이 된 것도 충격을 줬다. 대중이 단지 스타를 추종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를 만들고 재생산하는 시대다. 이제 한 명의 스타가 인적 저작권을 가진 하나의 플랫폼이 된 시대다. 배우 한보름이 드라마에 출연하고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보람찬 하루’라는 개인방송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드는 것처럼 스타가 플랫폼이 되고, 콘텐츠가 미디어가 되는 세상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과도하게 부풀려지는 것도 경계해야 합니다. 콘텐츠 절대강자인 디즈니는 신뢰를 바탕으로 대중을 공략해 지금의 콘텐츠 절대강자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매니저의 경험과 제작자의 경험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 나무가 아닌 숲을, 다시 말해 시장 전체를 보고 한 걸음이라도 앞선다면 키이스트의 미래는 밝다고 믿어요.”

△박성혜 키이스트 대표는…

1970년 3월 출생, 명지대 영어학과 졸업.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석·박사. 1993년 ‘스타써치’에서 매니저로 시작. 염정아 김혜수 등 매니저. 임수정 황정민 공효진 하정우 공유 등 발굴. 1999∼2008년 ‘싸이더스HQ’ 매니지먼트 본부장. 2011년 드라마 제작사 ‘오보이 프로젝트’ 대표. ‘꽃미남 라면가게’ ‘닥치고 꽃미남 밴드’ 등 드라마 제작. 2016년 8월 콘텐츠 제작사 ‘몬스터유니온’ 대표. 2018년 11월~현재 키이스트 대표이사.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