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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예능, 교양이냐 오략이냐…지식인 패널 섭외 경쟁

김윤지 기자I 2017.05.23 06:59:00
TV 인문예능 주요 출연자, 누가 있을까?(그래픽=이데일리)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예능 속 지식인이 주목 받고 있다. 한동안 요리전문가·외국인 방송인이 방송가를 종횡무진했다. 최근 예능이 인문학으로 눈을 돌리며 패널 구성도 달라졌다. 작가·학자들이 예능인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말솜씨와 전문성은 매력적이지만, 지나친 의존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능+교양 결합한 인문예능 봇물

나영석 PD는 내달 2일 케이블채널 tvN 새 예능프로그램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을 선보인다. 작가 유시민·칼럼니스트 황교익·소설가 김영하·물리학자 정재승이 출연한다. 이들이 국내를 여행하면서 다양한 관점으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는 콘셉트다. 각 분야의 전문가이자 입담꾼인 네 사람이 펼치는 ‘박식 배틀’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처럼 유익함을 내세운 인문 예능은 최근 쉽게 찾을 수 있다. EBS ‘까칠남녀’, tvN ‘수업을 바꿔라’, ‘우리들의 인생학교’, ‘동네의 사생활’, OtvN ‘어쩌다 어른’, 종합편성채널 JTBC ‘잡스’, JTBC ‘차이 나는 클라스’ 등이다. 시청률은 1~4% 대로 높다고 볼 수 없다.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나 반향은 그 이상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지식인과 연예인의 적절한 조합이다. 과거 교양프로그램이 다소 딱딱한 전달 방식으로 거리감을 줬다면, 최근엔 스타들을 배치해 친근함을 주고 있다.

◇스타급 지식인 등장, 치열 섭외 경쟁

지식인 출연진에 대한 섭외 경쟁도 치열하다. 전문성이 검증되고 방송 경험을 고루 갖춘 지식인이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유시민 작가가 대표적이다. 유 작가는 종합편성채널 JTBC ‘썰전’을 통해 방송인으로 영역으로 넓혔다. 그의 날카로운 통찰력은 지난 혼란스러운 정국을 거치며 세간의 주목 받았다. 이후 JTBC ‘차이나는 클라스’, 대선 개표방송 등에 참여했다. ‘알쓸신잡’ 합류 소식에 “어차피 센터는 유시민”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유난히 관심이 쏠렸다.

이 외에도 조승연 작가(MBC ‘무한도전’, JTBC ‘비정상회담’), 최태성 강사(KBS1 ‘역사기행 그곳’, tvN ‘수업을 바꿔라’), 서경덕 교수(tvN ‘동네의 사생활’) 등은 예능에서 사랑 받고 있는 지식인 패널이다. 조 작가와 최 강사가 출연하는 ‘수업을 바꿔라’의 문태주 PD는 지식인 방송인에 대해 “패널을 섭외할 때는 목적이 명확하다. 프로그램의 의도에 있어 꼭 필요한 인물로, 대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특정 패널 의존, 위험도 높아

지식인 출연자에 대한 검증은 필수다. 김미경 강사는 2013년 석사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tvN ‘김미경 쇼’를 진행하던 김 강사는 결국 하차했다. 프로그램은 두 달 만에 폐지됐다. 1년 후 복귀했지만 반응은 예전만 못했다.

일각에선 프로그램이 특정 지식인에 지나치게 의존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6월 O tvN ‘어쩌다 어른’의 최진기 강사는 오원 장승업의 그림을 설명하면서 현대한국화가의 그림을 등장시켰다. 프로그램의 신뢰성까지 바닥으로 떨어뜨린 사건이었다. 작가와 PD 등 제작진까지 전문성이 강화된 시스템이 구축됐다면 사전 예방이 충분히 가능했다. 이재원 한양대 겸임교수는 “제작진의 전문성도 중요하다. 교양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기초적인 오류를 붙잡을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특정 출연자의 역량에만 기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쓸신잡’에 출연하는 유희열, 유시민, 정재승, 김영하, 황교익(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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