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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홈런공장 야구장' 야구대표팀, 2연패 도전 변수 떠올라

이석무 기자I 2021.07.30 09:51:47
29일 일본 도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1차전 한국과 이스라엘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9년 만에 올림픽 2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에 짧은 외야 펜스와 강한 바람에 큰 변수로 떠올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 도쿄올림픽 B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스라엘과 연장전 접전을 펼친 끝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유독 고전한 이유는 홈런 때문이었다. 이날 한국은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 베테랑 이언 킨슬러에게 선제 투런포를 허용한데 이어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10년 동안 백업포수로 활약한 라이언 라반웨이에게 연타석 홈런을 내줬다. 5실점 모두 홈런으로 내준 점수였다.

반면 한국도 6득점 가운데 4점을 홈런으로 뽑았다. 오지환이 4회말 동점 투런홈런을 쏘아올렸고 7회말에는 이정후, 김현수의 백투백 솔로홈런이 나왔다. 이날 양 팀 합쳐 홈런이 6방이나 터졌다.

이처럼 홈런이 많이 나온 것은 요코하마 스타디움의 작은 규모 때문이다.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홈플레이트부터 외야 펜스까지의 거리가 좌우 94m, 중앙 118m에 불과하다. 국내 프로야구 구장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은 사직구장(좌우 95m, 중앙 118m)보다도 좌우 거리가 1m 짧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두 차례 구원왕(2014·2015년)에 오른 오승환(삼성)도 경기 전 “요코하마 스타디움은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며 “실투를 조심해야 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게다가 전날 경기는 바람까지 내야에서 외야 쪽으로 강하게 불어 투수들이 더 고전했다. 이스라엘전에서 홈런과 2루타로 3타점을 책임진 승리 일등공신 오지환은 “오늘 경기 중 뜬공이라고 생각했는데 외야 관중석으로 넘어가는 타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야구는 후쿠시마 아즈마 야구장에서 열린 일본-도미니카공화국 개막전을 제외하고 조별리그부터 결승전까지 전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결국 구장 특성을 잘 파악하고 이를 대비하는 수밖에 없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1차전을 잘 마쳤다는 점이다. 2차전은 31일 미국과 경기다. 미국은 이스라엘보다 선수 구성이 월등히 좋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18홈런을 때린 거포 토드 프레이저가 중심타선을 책임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장타력이 뛰어난 만큼 피홈런을 최대한 내주지 않아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다.

이스라엘전에서도 나타났듯이 연속 안타로 점수를 뽑기는 쉽지 않다. 단기전 특성상 투수교체가 잦은데다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가 적다보니 타자가 공략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큰 것 한 방으로 승부가 가려질 가능성이 더 커졌다. 장타력을 갖춘 선수들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김경문 감독은 “‘평생 몇 번이나 이런 경기를 하게 될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다”면서도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끝까지 집중력 있게 경기했고 과정은 어려웠지만, 끝맺음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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