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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환경부의 부정확한 정보에 멍드는 가전업체

김혜미 기자I 2016.07.26 06:00:00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지난 주말 독자로부터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LG전자(066570)가 환경부의 옥틸이소티아졸론(OIT) 함유 항균필터 교체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내용인 즉슨 환경부 홈페이지 내용을 확인하고 가정용 에어컨 ‘FNQ166DBDW’의 필터 무상교체를 신청하려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것. 그는 심지어 “환경부는 환경부고 LG전자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을 들어야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로 LG전자 서비스센터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해당 제품은 무상필터 교체 대상이 아닌 것으로 조회됐다. 지난 22일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LG전자는 OIT 함유 필터가 사용된 공기청정기 15개 제품과 가정용 에어컨 25개 모델을 판매했다. 함께 제품이 공개된 삼성전자(005930)와 쿠쿠, 위니아 등에 비해 가장 해당되는 모델이 많았다.

LG전자는 현재 관련 내용이 담긴 환경부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함께 웹사이트에 공지하고 있으며 제품명을 검색해 무상교체 해당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가정용 에어컨 제품 ‘FNQ166DBDW’의 경우 환경부 자료에서는 ‘F*Q1*6D**W’로 검색된다. 환경부는 ‘*’표시를 제외한 부분이 구입한 제품명과 동일할 경우 모두 해당되는 것으로 공지했다. 그러나 LG전자 홈페이지와 서비스센터에서는 ‘FNQ166DBDW’외에 ‘FNQ166DWCW’도 해당되지 않는 제품으로 나온다. 환경부 발표 이후 교체 요청과 확인 문의가 폭주하고 있어 실제로 이같은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LG전자에서는 해당되지 않는 제품까지도 환경부 발표에 포함돼 있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모델 종류가 많다보니 해당되지 않는 제품이 포함된 것 같다. 홈페이지 검색에서 미해당 제품이라고 나올 경우 실제로 해당되지 않는 것이 맞다”면서 “LG전자는 환경부 발표에 앞서 6월부터 자체 조사를 통해 필터 무상교체를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당초 OIT 항균필터 위해성 평가결과를 공개하면서 제품명이 아닌 필터 모델명을 공개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이틀 뒤 전자제품 모델명을 추가로 공개했으나 엉뚱한 제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고, 필터의 위해성 정도도 공개하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안을 되레 가중시키는 모습이다.

가전업계에서는 전통적인 에어컨 판매 성수기에 소비자들의 불신을 키워 판매위축을 불러오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달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 구매시 최대 20만원을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한 가운데 정부의 다른 한켠에서는 부정확한 정보로 되레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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