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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AZ전 위기 넘고 QS 성공...데뷔 첫 3루타도

정철우 기자I 2013.06.13 13:11:12
류현진이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스타in 정철우 기자]‘LA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좋지 않은 컨디션 속에서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내는 저력을 선보였다.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11피안타 2탈삼진 2볼넷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팀이 앞선 상황에서 강판, 일단 7승 자격은 갖췄다.

자신의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다인 11피안타가 의미하 듯, 류현진의 공은 그다지 좋은 날이 아니었다. 다소 몰리는 직구가 많아지며 애리조나 타자들의 방망이를 압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역시 류현진이었다. 고비 때 더 낮아지는 안정감 있는 위기 관리능력을 통해 실점을 최소화 했다. 다저스 투수 한 경기 최다인 4개의 병살타가 그 증거였다.

1회부터 3회까지 내리 주자를 내보냈다. 모두 안타가 끼어 있었다. 하지만 1,2회 내리 병살타를 잡아내는 등 기세를 올릴 수 있었다.

4회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첫 타자 로스에게 빗맞은 내야 안타를 맞은 것이 불운의 출발점이었다. 볼 카운트 1-1에서 체인지업으로 3루쪽으로 맥 없는 땅볼을 잘 유도해 냈지만 3루수 후안 유리베가 잡아 던지는 사이 로스가 1루에 도착, 안타가 됐다.

이후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맞는 장면은 류현진이 아닌 듯 보일 정도였다. 직구 승부가 잇달아 안타로 이어지며 내리 두 점을 빼앗겼다.

수비도 힘이 되지 못했다.

도움이 있었다면 첫 실점은 막을 수도 있었다. 그 점수가 ‘0’으로 바뀌었다면 오히려 분위기 반전이 이뤄질 수도 있었다. 그러나 부질없는 가정이었을 뿐이다.

5번 몬테로의 중전 안타로 무사 1,2루. 프라도의 좌전 안타 때 2루주자 로스가 다소 무리하게 홈을 파고 들었다. 빠르게 송구가 이어지며 완벽한 아웃 타이밍. 하지만 포수 에르난데스가 공을 놓치며 로스에게 홈을 허용하고 말았다. 한결국 실점은 계속 늘어났고 2-0이던 무사 1,3루서 클리프 페닝턴의 병살타 때 프라도가 홈을 밟으며 전광판에 3점째 불이 올라갔다.

하지만 류현진은 무너지지 않았다. 분명 좋지 않은 컨디션임은 누구나 알 수 있었지만 제 몫을 끝까지 해내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6회가 좋은 예였다. 다저스가 역전에 성공한 뒤 맞은 6회초, 류현진은 또 한번 큰 위기를 맞았다.

선두타자 로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몬테로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프라도에게 볼넷을 내주고 그레고리우스에게 좌전 안타까지 허용했다. 한방만 더 나오면 역전이 불가피한 상황.

그저 점수만 뒤집히는 것이 아니었다. 본인이 직접 이끌며 만들어 낸 역전의 분위기를 곧바로 내줄 수 있는 고비였다. 경기의 향방까지 결정될 수 있었다.

그런 절체 절명의 순간, 류현진은 더 빛났다. 8벌 페닝턴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대타 블룸퀴스트까지 1루 플라이로 솎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매조지했다.

타자로서의 류현진은 이날 백점 만점이었다.

첫 타석에선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고 두 번째 타석에선 데뷔 첫 3루타까지 쳤다.

그저 볼거리용 안타가 아니었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귀중한 한방이었다. 다저스가 1-3으로 뒤진 5회말 1사 3루, 류현진은 올시즌 무패 투수(9승)인 패트릭 코비로부터 3루타를 뽑아냈다. 볼 카운트 2-1에서 바깥쪽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우익수 앞으로 보냈다.

애리조나 우익수 제라도 파라가 몸을 날려 잡아보려 했으나 글러브 밑으로 빠졌고, 열심히 달린 류현진은 3루까지 도달했다.

투수의 안타로 1점차로 추격된 경기. 다저스 타자들도 힘을 내기 시작했다. 이후 3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2점이 더해졌고, 결국 승부가 뒤집어졌다. 류현진의 안타가 잠자던 다저스를 깨워낸 이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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