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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정치 관련 콘텐츠는 기본적으로 인기와 관심이 높은데, 시기적으로 대선을 앞두고 있는 만큼 정치 소재의 영화·드라마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지상파보다 더 가감 없이 표현할 수 있는 OTT 플랫폼이 생겨난 만큼, 더 신선하고 새로운 콘텐츠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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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종편, 케이블에 OTT 플랫폼까지 생겨나며 콘텐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제작자들은 시청자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소재를 찾아 각자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지난 11월 12일 공개된 웨이브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2022년 상반기 공개 예정인 에이스토리 ‘청와대 사람들’은 표현이나 형식이 자유로운 OTT 플랫폼의 강점을 살려 코미디 장르로 정치 소재를 다뤘다. 정극이 주로 정치판의 음모와 비리 등을 파헤치는 이야기를 했다면, ‘청와대로 간다’와 ‘청와대 사람들’은 등장 인물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에피소드와 심리전을 가볍게 다루며 웃음을 유발한다.
드라마보다 몰입이 높은 영화는 보다 밀도 높은 이야기로 정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오는 12월 개봉을 확정한 영화 ‘킹메이커’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번 낙선한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 서창대(이선균 분)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드라마를 그린 작품이다. 코미디 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몰입을 높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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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소재가 현실과 맞닿아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베네핏이 되기도 하지만, 창작에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극을 위해 창작된 인물과 에피소드 임에도 실제 사건, 실존 인물과 연관 짓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이런 점들 때문에 한국 대중문화가 현실정치에 대해 표현하기 어렵다며 “현실정치를 연상시키는 소재가 나온다고 하면 지지층들이 강하게 나설 수 있는데 사전에 이를 주의 깊게 고려해야한다”면서 “문제는 그런 것들을 다 제외하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정치권들과 지지자들도 관대한 태도로 콘텐츠를 바라봐줘야한다”고 당부했다.
대중이 잘 알고 관심이 큰 분야인 만큼, 얼마나 현실과 가깝게 다루고 극적인 요소를 더할지도 극의 흥행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정 평론가는 겉핥기 식의 콘텐츠도, 현실에 깊게 들어간 콘텐츠도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현실과 현실에서 채워지지 못한 갈증을 달래는 판타지가 적절히 섞여야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