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발생으로 거래정지된 후 2년9개월째 발이 묶여있는 에이앤티앤 투자자들은 차라리 상장폐지를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 후 11개월의 개선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결정이 났지만, 회사가 이의신청을 하면서 또 다시 10개월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한국거래소는 5월말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지만 에이앤티앤이 즉시 법원에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내면서 정리매매가 중단된 상태라 9400만명에 달하는 투자자들의 기다림은 끝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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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감사가 까다로워지면서 감사 ‘의견거절’로 개선기간을 부여받는 상장사들이 가뜩이나 늘어나고 있는데 거래소는 개선기간 부여 결정을 더 여러 번, 더 장기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가고 있어 좀비 기업만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 문턱이 낮아진 만큼 퇴출이 강화돼야 하는데 개선기간만 늘려 좀비 기업을 늘리고 있다”며 “시장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MP그룹(065150)과 썬텍(122800)은 2017년 10월과 12월 첫 개선기간이 부여되기 시작해 상폐 결정과 이의신청, 추가 개선기간 부여 등을 거쳐 각각 내년 2월, 올 11월에야 개선기간이 종료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소생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이라면 의미 없는 개선기간 부여는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는 주장이 나온다. 투자자에겐 희망고문이라는 것이다. MP그룹 투자자 일부는 “개선기간 동안 기다렸는데 상폐가 확정되면 더 타격이 크다”며 “3년째 거래가 정지되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