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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 부진 우려에다 카카오 등 핀테크 기업의 증권업 진출이 가시화되자 새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참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의존 이미지를 벗고 IB(투자은행) 분야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차후 이어질 제3인터넷은행·증권거래세 인하 이슈가 키움증권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키움증권과 모기업인 다우기술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금감원)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 참석해 세간의 관심을 샀다.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은행 사업자로 최대 2곳을 검토 중인 가운데 네이버가 불참 의사를 밝히자 키움증권을 다크호스로 꼽는 분위기다.
정길원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인터넷은행사업 진출 타진은 긍정적 검토 차원이 아닌 본격적인 의지를 갖고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IB역량 강화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0월 자본금 200억원을 출자해 키움캐피탈을 출범시켰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최창민(56) 전 키움증권 IB 사업본부장을 선임했다.
박혜진 이베스트 연구원은 “채권발행(DCM)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지난해 IB수익이 2017년 대비 70%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설립한 키움캐피탈이 증자규모를 1000억원까지 늘리는 등 IB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과 증권사·자산운용사 대표 간담회 이후 불붙은 증권세 인하 논의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증권거래세 인하 불가피론’을 주장해온 금융위원회와 세수 감소를 우려한 기획재정부의 신경전에 갇혀 있던 논의가 다시 활발해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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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키움증권의 행보를 두고 국내 증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먹거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280억원으로 2015년 4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핵심이익(수수료+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10% 감소에 불과하지만 상품운용부문 부진이 뼈 아팠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거래세 폐지 현실화는 연간 6조~7조원에 이르는 거래세가 시장에 투입될 여지가 있어 펀더멘탈에 긍정적이며 인터넷은행은 고객의 범주를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놓쳐서는 안 될 기회다”며 “차후 두 이슈의 향방이 키움증권에게 주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