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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사칭 혐의’ MBC 기자, 오늘 대법 선고…2심은 벌금형

박정수 기자I 2024.04.04 05:40:00

김건희 여사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취재
지도교수 과거 주소지 찾아가 경찰 사칭
주택 뒤편 창문 열어 집안 내부 확인도
공무원 자격 사칭만 유죄…1·2심 벌금 150만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김건희 여사의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한 혐의로 2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MBC 취재진 2명에 대한 대법원 판단이 오늘 나온다.

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공무원 자격 사칭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MBC A 기자와 B 영상기자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연다.

A씨 등은 2021년 7월 당시 국민의힘 대선 주자였던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 여사의 박사 논문을 지도한 C교수를 취재하기 위해 과거 거주했던 주소지로 찾아갔다. A씨는 C교수의 과거 주소지 앞에 세워진 승용차 앞유리에서 확인한 연락처를 B씨에게 알려주면서 경찰관 행세를 해 통화해 줄 것을 부탁했다.

B씨는 승용차 주인과 통화하면서 “경찰입니다.”, “파주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라고 말했고, “이사 가신 분 집 주소를 알 수 없을까요?”, “죄송하지만 어디 부동산에서 계약하셨는지 좀 말씀해줄 수 있을까요?”라고 말해 마치 경찰관으로서 특정인의 소재를 파악함으로써 범죄의 예방·수사를 하는 것처럼 행동했다.

아울러 이들은 C교수의 과거 주소지 주택을 한 바퀴 돌면서 손으로 주택 뒤편 창문을 열어 집안 내부를 확인하고, 주택 뒤편에 놓여 있는 박스를 열어보고, 데크 위까지 올라가 잠겨 있던 통유리창을 통해 집안 내부를 확인하면서 유리창을 열어보려고 시도하기도 했다.

또 B씨는 A씨를 따라다니며 휴대폰으로 동영상 촬영을 하고, 통유리창을 통해 집안 내부를 같이 확인하는 등 약 15분간 공동으로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했다.

전화를 받은 해당 주소지의 주인은 이를 이상히 여겨 집 앞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이들이 경찰이 아닌 취재진인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당시 윤석열 후보 측은 강요와 공무원 사칭 혐의로 A씨 등을 경찰에 고발했다. MBC도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게 정직 6개월, B씨에게 감봉 6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1심에서는 공무원 자격 사칭 혐의만 유죄로 판단, A씨와 B씨에게 각각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공무원자격사칭 범행은 취재의 공익적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공정·상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경찰공무원의 자격을 사칭함으로써 공직에 의해 수행되는 국가 기능의 진정성에 대한 신뢰를 해치는 범죄라는 점에서 죄책을 무겁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고인들의 범행 수법이 치밀하거나 계획적이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피해자는 이 법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해 처벌을 원한다는 생각을 하진 않는다’고 진술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감안했다”고 했다.

검찰과 피고인 측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을 뿐, 너무 가볍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볼 수 없다”며 “피고인들과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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