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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웅·김희애 변신→봉준호 응원…'데드맨' 설 강타할 이름 진실 추적극[종합]

김보영 기자I 2024.01.19 12:12:02
한준원 감독(왼쪽부터)과 배우 이수경, 김희애, 조진웅이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데드맨’이 베일에 싸인 ‘바지 사장’, ‘명의 도용 범죄’를 소재로 내세운 신선하고 집요한 진실 추적극으로 설 연휴 극장가를 정조준한다. 조진웅과 김희애, 이수경 연기력으로 똘똘 뭉친 세 배우의 강렬한 오케스트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19일 오전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감독 하준원) 제작보고회에는 하준원 감독과 배우 조진웅, 김희애, 이수경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데드맨’은 이름값으로 돈을 버는 일명 바지사장계의 에이스가 1000억 횡령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후, 이름 하나로 얽힌 사람들과 빼앗긴 인생을 되찾기 위해 추적하는 이야기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의 공동 각본을 집필한 하준원 감독의 상업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범죄에 해당하는 명의 도용과 ‘바지사장’ 세계를 소재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 전개, 얽히고설킨 다채로운 캐릭터 군단 등 독특하고 신선한 범죄 추적극의 탄생을 기대케 한다. 하준원 감독은 ‘바지사장’이란 흔치 않은 소재를 영화로 만든 이유를 묻자 “사람은 모두 이름을 갖고 태어나 이름에 대한 책임을 지며 살아가지 않나. 그런데 살다보면 자신의 이름에 책임지지 못해 안고 사는 사람들을 많이 목도하게 되는 것 같다”며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를 책임져야 할 사람이 책임지지 못하고 대리인이 대신 책임지는 여러 사건들을 보면서 감독과 작가로서 사회적 책임의식을 느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를 이야기로 다뤄보면 어떨까, 대중이 재미를 느낄 키워드로 접근할 수 없을까 고민하다 떠올린 소재다. 이름을 파는 사람이 ‘이름’이란 화두의 주제와 붙었을 때 굉장히 조화로운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준원 감독이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하지만 ‘명의도용’, ‘바지사장’이란 개념이 범죄에 주로 사용되는 소재인 만큼 이를 취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도 토로했다. 하준원 감독은 “바지사장의 세계가 생각보다 취재 어렵더라”며 “본인들의 정체를 노출하시는 경우가 거의 없고 명의 거래를 취재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또 외국으로 넘어가 벌어지는 범죄도 실제 있는 사건으로 알고 취재를 접근했는데 굉장히 위험했다. 그렇게 취재 기간이 길어지다보니 5년이 걸리고, 방대한 자료로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재밌는 영화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조진웅은 바지사장계의 에이스에서 누명을 쓴 뒤 죽은 사람이 된 남자 ‘이만재’ 역을 맡아 강렬한 연기 변신에 나선다.

김희애는 이름을 알리는데 정평이 난 정치판 최고의 컨설트 ‘심여사’로 분해 데체불가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이수경은 ‘이만재’의 행방을 집요히 쫓는 ‘이만재는 살아있다’ 채널 운영자 ‘공희주 역을 맡았다.

조진웅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이만재’에 대해 “이것저것 하며 잘 좀 버티며 살려고 하다가 그게 잘 안 되는 인물이다. 세상살이 쉽지 않아서 팔다 팔다 이름까지 파는데 이름값이 500만 원”이라며 “저로서는 굉장히 희망적인 돈이었는데 그 돈으로 1000억 원대 횡령 사기범이 된다. 제 인생을 다 날린 이 사건의 배후가 뭔지 알아보고 죽자, 억울하다는 마음으로 찾아나서 본다. 그 과정이 쉽진 않더라”고 소개했다.

출연을 결심한 이유로는 촘촘한 대본을 꼽았다. 조진웅은 “굉장히 잘 만들어낸 이야기거리라 생각했다. 감독님이 이 영화를 만들기까지의 취지를 한 5년 정도 꼼꼼히 보내셨더라”며 “이런 비극적인 일들이 실제로도 있는가, 사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지만 이 쪽이 굉장히 무서운 공간이구나 이 이야기의 실타래를 잘 풀어나가면 절대 그런 어두운 곳에 손을 대지 말아야겠다 경각심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님이 설계하신 이야기에 치밀함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상당히 매력적인 대본이었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김희애는 ‘심여사’ 캐릭터에 대해 “그동안 보도 듣도 못한 캐릭터였다. 정치 컨설턴트를 맡고 있고 천억 횡령 누명을 쓴 이만재를 세상에 다시 끌어내는 인물”이라고 소개하며 “너무 매력적이어서 아마 여배우라면 너무나 탐낼 만한 역할”이라고 자신해 기대감을 높였다.

캐릭터에 관한 뒷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예전에 전해들은 건데 하준원 감독님이 봉준호 감독님의 ‘괴물’을 공동집필한 친분이 있으셔서 이 시나리오를 보여드렸다고 한다. 심여사 캐릭터를 누가 맡는 게 좋을까 의논을 했는데 적합한 여배우가 떠오르지 않았다고 한다”며 “원래 캐릭터의 모습은 한국 여배우들과 매치되지 않는 캐릭터였다더라. 이에 한국화되어서 지금의 심여사 캐릭터가 나왔다”고 털어놔 궁금증을 자아냈다.

배우 조진웅이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배우 김희애가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캐릭터 소개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실제로 하준원 감독은 김희애의 캐스팅을 위해 ‘심여사’ 캐릭터의 대본을 처음부터 다시 썼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기도. 하 감독은 “김희애 선배님에게 대본을 드렸던 것이 드라마 ‘부부의 세계’ 이후였는데, 많은 작품 제안이 쏟아지고 있을 거라 ‘말이 되나’ 하면서도, 연출자의 욕심으로 드렸다. 안 드리면 후회할 것 같아서”라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심여사’ 캐릭터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써서 대본을 드렸고, 빠른 시간에 답을 주신 기억이 선명하다”고 캐스팅 뒷이야기를 전해 기대를 높였다.

당시 ‘데드맨’ 시나리오를 본 봉준호 감독의 반응도 전했다. 하준원 감독은 “감독님이 대본을 보시면 이 이야기가 제작에 들어갈 수 있을지 본인의 생각을 직관적으로 말씀해주시는 편인데, 이 대본을 보시고는 ‘(제작에)들어갈 수 있겠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 비화를 밝혔다.

김희애는 “저로선 귀한 역할로 행복했다. 굉장히 파워가 있는 캐릭터다. 그 파워는 즉 돈이다. 자가용 비행기도 있고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너무나 파워풀하다. 저의 이익을 위해 이만재를 끌어내는데 빌런이 될지 이만재의 든든한 백이 될지 기대해달라”고 귀띔해 호기심을 유발했다.

배우 이수경이 19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열린 영화 ‘데드맨’ 제작보고회에서 캐릭터 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수경은 “제 아버지가 이만재 사건에 연루돼있어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돌아가셨다. 그 진실을 밝히고자 이만재를 추적하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친구다. 굉장히 집요하고 뜨거운 여성이다. 그런 공희주가 이만재를 만난 뒤 성격에 변화가 생기는데 그것 역시 흥미로웠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하준원 감독은 각 캐릭터들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가 하나의 조화로운 오케스트라라면 이만재는 감정의 진폭을 최대로 이끌어가는 악기, 심여사는 지휘자, 공희주는 객관적으로 오케스트라를 바라볼 수 있는 청중의 느낌으로 극을 구성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철저한 고증과 취재의 흔적이 대본 곳곳에 녹아있었다고도 전했다. 김희애는 “대본 읽고 깜짝 놀랐다. 전문 조사원들이 조사한 것처럼 정확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감독님이 그 어려운 세계를 직접 조사하셨다 해서 놀랐다. 그러면서도 드라마틱한 이야기”라고 매력을 강조했다.

세 사람의 강렬한 호흡과 케미스트리에 대한 기대감도 유발했다. 조진웅은 “지금 영화가 나올 때가 되니 제가 청일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며 “사실 연기하면서는 여배우들과 호흡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에너지가 굉장히 넘치는 배우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작업할 때 되게 즐거웠는데 청일점이었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았다면 뽐내볼 걸 아쉬운 느낌도 든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영화 ‘데드맨’은 오는 2월 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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