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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 통증’ 방치했다가 관절 마모될 수도… 대체 ‘무슨 병’이길래?

이순용 기자I 2023.09.25 07:01:3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걷기 좋은 계절이다. 그런데 걷다가 발등이 아프거나 발 앞쪽이 저릿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무엇일까.

미국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2~4%가 무지외반증을 겪는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 쪽으로 휘는 질환으로, 주로 엄지발가락이 아프거나 튀어나온 뼈에서 통증이 느껴지는 증상을 수반한다. 하지만 엄지발가락 외에 다른 부위에서 통증이 느껴질 수도 있다.

관절전문 강북연세병원 조준 원장은 “많은 환자들이 엄지발가락이 아닌 발등이나 발 앞쪽 전체가 아픈 증상을 호소한다”며 “이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인데 엄지발가락이 아닌 발등이 아픈 이유는 무엇일까. 발가락뼈의 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발가락뼈 중에서는 엄지의 뼈가 가장 두껍다. 그래서 걸을 때 엄지에 하중이 많이 실리는데, 무지외반증 탓에 뼈가 돌아가 있으면 엄지에 실려야 할 하중이 검지, 중지발가락에 실리게 된다. 그래서 발 앞쪽 전체가 뻐근하고 저릿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조준 원장은 “무지외반증이 있어서 발볼이 넓어지면 신발을 신었을 때 발가락 사이사이에 지나가는 신경이 눌리는 자간신경종이 동반된다”며 “또, 발의 축이 무너지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 발등에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은 심하지 않으면 발가락 사이에 교정기를 착용하는 보조적 치료를 시행한다. 교정기를 사용한다고 해서 돌아간 뼈가 제자리로 돌아오는 건 아니고, 돌출된 부위를 평행하게 만들어 통증을 줄이는 목적이다. 발볼이 넓은 신발을 신어서 발이 꽉 끼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다. 만약 이러한 방법으로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조준 원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은 뼈의 각도를 정상화시키는 수술로, 튀어나온 부분만 깎는 게 아닌 재발이 안 되도록 뼈를 안쪽으로 틀어서 교정하는 교정절골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교정절골술 시 뼈 전체 축을 따라 다 교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10~12cm를 절개해야 했다. 뼈를 완전히 드러내는 상태에서 교정한 것이다. 이렇게 수술할 경우 뼈 모양 자체는 교정이 잘 되지만 수술 후 통증과 부기가 심하고 피부 손상이 컸다. 뼈가 붙는 속도가 느려 회복기간이 긴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수술 효과는 높이면서 환자가 수술 후 겪는 통증을 줄이도록 관절 내시경 수술을 시행한다. 조준 원장은 “관절을 최소로 절개하기 때문에 피부 등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말했다. 엄지발가락 부위 1cm와 나사와 핀이 들어갈 부위 1cm 두 곳만 절개해 수술을 진행한다. 절개 부위가 1cm 크기 두 곳 뿐이라 통증이 적기 때문에, 수술 후 2주부터 무지보행이 가능하며 4주째부터는 어느 정도 자유로운 보행이 가능하다.

조 원장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무지외반증 치료를 미루는 사람이 많지만, 무지외반증은 계속 진행되는 질환”이라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른 발가락의 부담이 커져 퇴행성관절염, 지간신경종 등이 진행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길 권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양만 휘었을 뿐 별다른 증상 없을 때의 수술은 과잉진료라는 게 조준 원장의 설명이다. 엄지· 검지· 중지발가락이나 발등에 통증이 있을 때 수술해야 만족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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