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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의 닥치Go]인천공항 '캡슐호텔', 안내로봇 따라가보니

강신우 기자I 2018.01.20 06:00:00

‘가람이’ 안내 로봇이 직접 에스코트
1명눕고 캐리어 풀어놓으니 방 꽉차
호텔서 나와 승강기타고 출국장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지하1층, 캡슐호텔 ‘다락휴’로 로봇 ‘가람이’가 에스코트를 하고 있다.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지금 에스코트 중입니다.” “다락휴에 가까워지고 있어요.”

지난 18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지하1층, 기자는 어린아이 키만 한 로봇과 만났다. 로봇을 쳐다보니 반응을 한다. 고개를 돌리더니 눈 모양의 화면이 바뀌면서 ‘에스코트를 원하시면 가람이를 터치해 주세요’라고 나온다. 터치하니 곧장 앞장선다. 따라갔더니 ‘다락휴(休)’가 나왔다.

다락휴는 워커힐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일명 ‘캡슐호텔’이다. 한 명 또는 두 명이 잠깐 머물고 가기에 딱이다. 객실 수는 총 60실. 싱글베드와 더블베드, 더블베드+샤워와 더블베드 허브, 이렇게 4가지 타입으로 나눠져있다. 기자가 이용한 곳은 싱글베드. 4.39m2(1.33평) 크기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와~ 정말 좁다”는 말이 나왔다. 캐리어 하나 놓고 침대에 누우면 끝. 여행용품을 정리하려고 캐리어를 열어젖히려면 침대 위에 올려놓거나 바닥에 놓고 본인은 침대에 앉아서 정리해야 할 정도다.

침대에 누워 바라 본 모습. 이데일리DB
침대에 누우니 나만의 세상에 온 듯했다. 정적이 감돌았다. 환풍기 돌아가는 소리만 간간이 들렸다. 복도에서 누군가가 쿵쿵하고 일부러 뛰어다니지만 않으면 방에 있는 시간은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여기서 주의사항!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침대서 일어날 때 머리를 조심해야 한다. 천장에 닿을 수 있다. 슬금슬금 기어 나와야 하는데 마지막까지 방심해선 안 된다. 천장 끝이 나무로 마감되긴 했지만 뾰족한 부분이 있어 급하게 침대에서 나오려다 큰코 다칠 수 있다.

조명등과 콘센트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이데일리DB
싱글베드에는 꼭 필요한 것만 있다. 에어컨과 블루투스 스피커, 와이파이 등이 구비돼 있다. 침대에 누워 잠깐 독서를 위한 조명등도 있다. 화장대에는 티슈와 수건이 놓여 있다. 냉장고는 없다. 생수 등 간단히 마실거리를 따로 가져가야 한다. 물론 호텔에서 나와 10초 거리에 편의점이 있다. 화장실이나 샤워실도 없었다.(‘더블베드+샤워’ 이용객은 방안에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다)

공용샤워실. 이데일리DB
공용 화장실과 샤워실을 이용할 수 있다. 샤워실은 10실을 운영 중이다. 투숙객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고 비투숙객은 8000원을 내야 한다. 비누와 샴푸, 타월, 헤어드라이기가 있다. 로비라운지에는 ‘비즈니스센터’라고 해서 두 석이 있다. 노트북이 있고 인터넷, 프린트, 팩스, 복사, 스캔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캡슐호테 로비. 이데일리DB
현관문을 닫고 나오는 데 삑삑~ 소리가 계속 들린다. 문이 자동으로 슥 하고 닫히지는 않는다. 꼭 꾹 밀어 닫아야 한다. 어쨌든 비행기 시간이 이른 아침이 시간대, 새벽 일찍 공항을 도착하기 교통편이 애매할 때 숙박해야 할 곳을 찾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다. 호텔에서 자고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개 층만 더 올라가면 출국장이다.

가격은 공항 내 호텔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합리적이다. 대실(3시간)은 싱글(2만3100원)·더블(3만1500원)·더블+샤워(3만6000원)·더블허브(2만8000원), 1박은 각각 5만6000원, 7만원, 7만7000원, 6만원이다. 추가요금은 시간당 4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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