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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건설이슈]'비자금 조성에서 담합까지'…내우외환의 건설업계

신상건 기자I 2015.04.25 06:00:00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이번 주 건설업계는 참으로 험난한 한 주를 보냈습니다. 비자금 조성부터 담합까지 하루하루 긴장의 끈을 놓기가 어려웠죠. 포스코건설과 경남기업에 이어 200억원대의 비자금 조성혐의를 받고 있는 호남권 최대 건설사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이 구속됐습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영장전담 이준철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정 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죠.

법원은 영장 발부사유를 통해 “검찰의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정 사장의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지난 16, 17일 정 사장과 부친 정창선 회장을 차례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순천 신대배후단지 개발사업 과정에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조사했죠. 검찰은 중흥건설이 공사대금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200억원의 차액을 빼돌려 차명계좌로 비자금을 관리해 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검찰은 정 회장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제2의 대주사태’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광주·전남에서는 2008년 정부의 건설·조선사 구조조정 이후 세계 경제 위기 등이 겹치면서 간판 건설사들이 쓰러졌습니다. 2009년 3월 광주 1위 건설사인 삼능의 법정관리 신청을 시작으로 4월 중도건설, 6월 대한페이퍼텍 등이 줄줄이 법정관리에 들어갔죠.

2010년에는 사태가 더 심각했습니다. 광주·전남 2위 건설사인 남양, 3위 금광건설 등이 법정관리에 돌입했습니다. 결국 광주·전남 도급 1위 금호산업은 워크아웃, 대주건설은 최종 부도처리됐다. 2010년 한 해에만 광주·전남에서 부도난 건설사가 100여 곳에 달했죠. 이 때문에 중흥건설 사태로 다시 한번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습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찰 담합 사실이 드러난 9개 건설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03억 70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현대건설(000720)을 비롯해 삼환기업, 현대엔지니어링, 한솔이엠이, 이수건설, 코오롱글로벌, 코오롱워터앤에너지, 포스코엔지니어링, 효성엔지니어링 등이대상이죠.

현대건설은 2010년 3월 조달청이 발주한 광주광역시 음식물자원화시설 설치공사에 입찰하면서 삼환기업과 휴먼텍코리아를 들러리로 세워 공사예정가 대비 투찰률이 94.75%에 이르는 600여 억원의 높은 가격에 사업을 따냈습니다. 현대건설은 그 대가로 삼환기업에 설계비 4억 3000여 만원, 휴먼텍코리아에 11억원을 주기로 해놓고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포스코엔지니어링도 2010년 효성엔지니어링을 들러리로 세워 충주시 하수슬러지 처리시설 공사를 낙찰받았습니다. 또 음성 원남산업단지 폐수종말처리시설 입찰에는 한라산업개발이 선정되도록 사전에 합의한대로 높은 입찰가를 습니다. 이듬해 나주시 생활폐기물 전처리시설 사업에도 한라산업개발의 들러리를 서주는 등 모두 3건의 담합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죠.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담합 총 8건의 공사 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검찰 고발조치는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주택시장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의 사정 조사와 공정위의 담합 과징금으로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지 노심초사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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