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익명을 요구한 한 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요구대로 우윳값 인상 폭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통업체들의 마진폭을 낮추는 방법밖에 없다”며 “산업계와 소비자들을 위해 유통업체들이 통큰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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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업체들은 250원의 인상 폭을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5년 동안 가격을 올리지 못하면서 누적된 원가인상분을 이제는 반영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으로 제조업체에 돌아오는 몫은 ℓ당 40원 수준으로 말 그대로 최소한의 인상 폭만 가져오는 것”이라며 “이마저도 인상하지 못하면 우유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통업체들은 우윳값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마진이 따라 오르는 구조다. 따라서 우윳값의 인상 폭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통업체들이 마진폭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게 유업계의 주장이다.
현재 대형마트는 흰우유의 수수료율을 19~20%로 책정하고 있다. 유업체들이 정한 우윳값 인상 폭에는 이러한 대형마트의 마진 인상분도 포함돼 있다. 이번 인상 폭인 250원 중에서도 50원 정도가 대형마트의 마진으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유업체들은 대형마트의 수수료율을 15% 정도로 일정 부분 조정하거나 정액마진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매년 이뤄지는 원유가 연동제로 원유값이 오를 때마다 우윳값 인상 논란의 반복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단체도 유통업체에 대한 책임론을 묻고 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유통업체들 역시 우윳값 논란의 한 축임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며 “가격 인하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지난 1일 원유값 인상 이후 우윳값을 올리지 못한 서울우유는 하루에 2억원, 매일유업(005990)과 남양유업(003920)은 각각 1억원씩 매일 적자가 쌓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