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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글로리' 안소요, 이 세상의 김경란 응원 "항상 함께할게" [인터뷰]

김가영 기자I 2023.03.28 10:52:24

안소요, '더 글로리' 피해자 김경란 연기
"문동은 만나고 변화 일어나"

안소요(사진=킹콩by스타쉽)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경란아, 나에게 와줘서 고맙고 그동안 고생 많았어. 항상 함께할게. 고마워, 사랑해.”

배우 안소요가 ‘더 글로리’에서 연기한 김경란에 대해 이같이 얘기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안소요는 김경란을 실제 존재하는 인물로 믿고 연기했다며 “경란이가 이걸 봤을 때 상처 받고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폭력으로 영혼까지 부서진 한 여자가 온 생을 걸어 치밀하게 준비한 처절한 복수와 그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안소요는 편집숍 시에스타의 매니저이자 박연진(임지연 분)의 스타일리스트 김경란 역으로 출연했다. 김경란은 학창시절부터 박연진 무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인물.

안소요는 “감독님께서 어느 정도 극이 진행될 때까지 시청자가 봤을 때 경란이 어떤 인물인지 헷갈렸으면 좋겠고 김장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셔서 그걸 중요하게 염두에 뒀다”며 “인물의 감정선을 생각하면서 극에 드러나 있지 않은 경란이의 하루 하루, 그 부분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경란이로서 태도가 몸에 배이게 받아들이려고 생각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김경란은 ‘더 글로리’ 주인공인 문동은(송혜교 분)처럼 피해자이지만, 둘은 다른 태도를 보인다. 문동은은 학교를 떠나 복수를 계획한 반면, 김경란은 가해자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안소요는 “왜 벗어나지 못했을까. 사람들은 그에 대한 뚜렷한 대답을 찾고 싶어 할텐데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긴 시간들이 쌓인 것 같다”며 “벗어나려고 애써본 적도 있었을 거고 그게 실패하면서 주변에 도와줄 사람도 없고 잠식됐을 것 같다. 혼자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낼 여력이 남아있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안소요(사진=킹콩by스타쉽)
김경란은 문동은이 돌아오며 작고 큰 변화를 맞는다. 그는 “경란이는 마음 깊숙한 곳에 죄책감이 있었을 것 같다. 동은이에도 그렇고, 나 자신에게도 그렇고. 그래서 스스로 감정을 부정하고 동은이를 밀어낸 것 같다”며 “경란의 마음에도 음모 같은 것이 있었겠지만, 동은이가 나타나고 조금씩 저항감 같은 것이 튀어나온 것 같다. 그래서 명오와 대치를 한 것도 동은이가 나타난 후의 변화 때문에 일어난 것 같다”고 털어놨다.

‘더 글로리’에서 김경란은 손명오가 박연진에게 공격을 받고 쓰러졌을 때 마지막 한방을 내려치며 그를 숨지게 했다. 자신에게 가해를 입힌 가해자를 직접 응징한 것.

안소요는 “경란이라는 인물을 맡게 됐을 때 결말을 말씀해주셨다”며 “해당 장면을 촬영하는 것도 긴장이 됐다. 일단 김건우 배우가 다치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마음껏 하라고 해주셔서 ‘한방에 가자’는 마음으로 세게 내리쳤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안소요는 “시청자분들이 고맙다고 하더라. 경란 입장에서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변화의 기점인 것 같다”며 “가해자들이 하는 행동에 저항하지 못했었는데, 그 순간에는 모든 억눌린 감정이 표출된 것이다. 두려움에 떨면서도 자기의 감정 밑바닥까지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문동은. 안소요는 문동은 역의 송혜교와 호흡에 대해 “처음으로 대사를 주고 받는 장면이 있었는데, 대선배님이시고 그래서 말도 잘 못붙이고 인사만 했다. 그런데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 동은 그 자체이시더라. 단단하고 강인해보였는데, 그 안에 동은으로서 상처 받았던 시간이 마음으로 전해졌다”며 “그래서 저도 경란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박연진 역의 임지연은 가해자와 피해자로 호흡을 맞춘 사이. 안소요는 “실제로는 밝고 털털하다. 편하게 있다가 촬영에 들어가면 연진이 그 자체가 된다. 제 면전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데, 평소엔 그런 걸 경험할 일이 없다. 그렇게 해주니까 저도 경란이의 태도가 나오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연진, 재준이 덕분에 연기가 잘 나왔다”며 “연기로 소리를 지르고 그럴 때도 속으로 ‘이 작품을 하는 것에 감사하자’는 말을 되새겼다”고 털어놨다.

‘더 글로리’는 아역과 성인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로도 화제가 됐다. 김경란 역 역시 마찬가지. 안소요는 “감독님이 아역을 연기한 이서영 배우가 오디션장에 들어오자마자 ‘경란이다’라고 하셨다더라. 저도 보고 정말 닮았다고 생각을 했다. 실제로 만나면 더 반가울 것 같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 이야기 이후의 경란이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안소요는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그동안 외면했던 감정들을 돌아볼 것 같다. 경란이는 잘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그를 응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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