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박사의 마음 쉼터] 우리 부부, 제대로 사랑하는 법

이순용 기자I 2022.12.05 07:15:21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인간은 본능적으로 가까운 주변 사람들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그들로부터 사랑받기를 갈망한다. 친밀감과 사랑받음이 건강한 발육과 올바른 인격 형성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에 의미 있는 사람과의 애착(attachment)은 출생 시 진화론적으로 프로그램된 ‘생존 기제’로 본다. 역으로 고립은 인간의 정서를 황폐하게 만들어 심각한 정신병리까지 초래할 수 있기에 ‘독방 수감’은 가장 잔인한 형벌 중 하나로 간주 된다.

김미선 상담학 박사
인간의 이러한 친밀과 사랑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창조주는 사랑하는 남녀가 하나가 되는 ‘결혼’을 제도화하셨다. 성경에서는 남편과 아내를 “한 몸”이라 말씀하고 있다(창세기 2장 24절). 즉, 부부는 서로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깊고 친밀한 방식으로 서로의 삶에 관여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관계 파트너(complimentary relational partner)라는 것이다.

한 몸과 같은 남편과 아내가 가장 친밀한 존재로서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사랑을 주고받으며 신뢰와 정을 쌓아가야 한다. 심리학자 스턴버그(Sternberg)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에서 충만한 사랑은 ‘열정(passion), 친밀감(intimacy), 헌신(commitment)’의 3요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열정’이란 신체적 매력이나 성적 몰입과 같은 이끌림을 말한다. 두 번째, ‘친밀감’이란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지지받고 존중받는 느낌이다. 세 번째, ‘헌신’이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대상을 사랑하기로 결심하는 의지적인 사랑이다.

열정만 과도하면 도취적 사랑이라고 부른다.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감정은 오래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랑은 본능적이기 때문에 노력 없이 저절로 이루어지고, 감정이 앞서 섣부른 행동을 하는 오류를 범하기 쉽다. 친밀감의 요소만 있다면 편안한 사랑이다.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며 통한다는 느낌에 따뜻한 위로를 받지만, 더 이상 관계의 진전은 어렵다. 만약 관계에서 헌신만 강조된다면 공허한 사랑이다. 마음은 없이 의지를 앞세운 행동만 강요당한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보장하는 충만한 사랑을 위해서는 위의 3가지 요소가 적절히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열정으로 시작한 만남이 친밀감으로 이어지기 위해 서로를 배워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관계를 지켜낸다는 책임감도 요구된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결혼 생활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재택근무와 아이 돌봄의 시간이 늘어나면서 우리 부부는 서로를 마주하며 즐겁게 대화하는 시간이 늘었는지, 아니면 서로를 비난하며 갈등만 늘었는지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진정한 삶의 의미는 일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발견된다. 그 중의 가장 소중한 관계인 우리의 건강한 결혼 생활을 위해 사랑의 3요소의 균형을 점검하고 수정 및 보완하는 것도 중요한 한 해의 마무리가 될 것 같다. 나의 배우자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행복감, 소속되어 있다는 소속감, 보호받고 있다는 가치감이 부부 관계에서 채워질 때 가정이 살아나고 사회가 건강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오늘 한 가지만 실천해보자. 배우자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 한마디만 진심을 담아 전해보자. “여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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