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로 열기를 더하던 국내 자본 시장에 코로나19로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연초만 해도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대체투자 시장에 격전이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지만 코로나19 후폭풍에 대규모 투자자 자취를 감춘 이른바 ‘딜(Deal)맥경화’ 국면을 맞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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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덩치를 키우던 벤처캐피탈(VC) 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코로나19로 해외 실사나 미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해외 투자는 물론 국내 투자 실사조차 어려워졌다. 지난해 국내 VC 신규 가운데 해외와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타격인 셈이다.
성지영 우리금융 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벤처 투자 규모가 연평균 29.7% 증가했지만 올해는 19% 감소한 6조원 규모를 기록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여파로 민간 LP(유한책임사원) 출자가 줄고 운용사도 유동성 확보를 위해 투자를 연기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시중에 대규모 자금을 풀며 유동성 공급에 나섰지만 실물경제 둔화 우려에 관망세가 지속되면서 대체투자에 적극 나설 기관도 마땅치 않다는 관측이다.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주가연계증권(ELS) 헤지 등의 문제로 증권사 자체 자금으로 투자할만한 여유도 없는 상황”이라며 “어느 지점이 바닥인지 알 수 없는 현재 상황이 이어질 경우 자칫 국내 자본시장 전체가 크게 뒷걸음질 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