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必환경 시대]②새벽배송 3社 비교…쓰레기배출량 ‘극과 극’

강신우 기자I 2019.07.11 05:30:00

새벽배송 주문·배송 받아보니
쓰레기 마켓컬리·쿠팡·쓱 순으로 많아
마켓컬리, 스티로폼 박스 등 과포장도
쓱, ‘알비백’ 활용해 쓰레기 거의 없어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마켓컬리 ‘샛별배송’, 쿠팡 ‘로켓프레시’, SSG닷컴 ‘새벽배송’…. 국내 새벽배송 시장규모가 지난해 4000억원을 찍고 올해 딱 두 배인 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새벽배송 업계는 무한경쟁을 하고 있다.

신선식품 등 주문가능 식품 가짓수부터 주문 및 배송가능 시간, 친환경 포장재 사용에 이어 이제는 배송 시 발생하는 쓰레기 부피나 양까지 줄이고 나섰다. 일명 ‘필(必)환경’ 바람이 새벽배송 업계에도 불었다.

현관문 앞에 쓱닷컴(아래부터), 쿠팡,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주문 상품이 도착해 있다. 마켓컬리는 타사와는 달리 박스가 2개 왔다. (사진=강신우 기자)
◇포장재 쓰레기량 마켓컬리가 가장 많아

10일 이데일리는 마켓컬리와 쿠팡, SSG(쓱)닷컴까지 총 3곳의 새벽배송 업체에서 신선식품 3가지(과일·육류·달걀, 총 주문금액 2만원 이하)를 골라 주문, 비교해봤다. 최근 친환경 배송을 앞세운 마케팅에 한창인 곳들이다.

먼저 새벽배송의 원조 마켓컬리에서는 ‘냉동 삼겹살’ ‘달걀 10구’ ‘자두 1봉’을 구매했다. 첫 구매를 했기 때문에 배송료는 무료. 이후 구매 시에는 4만 원 이하 주문 시 3000원의 배송료를 내야 한다. 주문시간은 9일 오후 6시, 도착시간은 다음 날 오전 4시10분이었다.

도착 예정시간은 오전 7시까지였다. 그러나 예상시간보다 3시간이나 일찍 왔기 때문에 식품이 상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현관문 앞에는 스티로폼과 종이 박스 2개가 놓여 있었다. 주문한 냉동 삼겹살은 스티로폼 박스 안에 아이스팩과 함께 들어 있었고 달걀과 자두는 종이박스 안에 담겼다. 달걀은 깨지기 쉬워 완충재로 한 번 더 포장했다.

주문 상품은 모두 신선했다. 그러나 쓰레기가 많았다. 스티로폼 박스, 종이박스, 완충재, 아이스팩 등 총 6개나 쌓였다. 부피로는 주문 상품보다 2배 정도 컸다.

새벽배송 3社 주문해보니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쿠팡, 은박처리 박스 분리배출 가능해

쿠팡도 마켓컬리와 같은 시간대에 주문했다. ‘찌개용 돼지고기’ ‘달걀15구’ ‘사과 1봉’을 샀다. 쿠팡은 타 새벽배송 업체와는 달리 로켓와우클럽 가입자에 한해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제공한다. 로켓와우클럽은 월 2900원을 내면 30일 내 상품을 무료로 반품할 수 있고 가격과 상관없이 무료배송 서비스 혜택을 주는 유로 멤버십이다.

로켓프레시는 밤 12시 전에 로켓와우가 표시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이다.

쿠팡에서 주문한 상품은 주문 다음 날 새벽 4시18분에 왔다. 마켓컬리에서 박스 2개가 온 것과는 달리 종이박스 하나만 왔다. 종이박스를 뜯어보니 박스 내 보랭효과를 위한 은박처리를 했고 상품 모두 완충재와 은박 포장저리를 해 쓰레기양과 부피를 최소화했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아이스팩은 2개가 들었다.

쓰레기양은 마켓컬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했지만 종이 박스에서 은박을 떼어내는 작업은 불가능해 분리배출이 어려워 보였지만 쿠팡 측은 자사의 박스는 재활용이 가능한 은박처리 박스라고 설명했다.

◇쓱닷컴, 쓰레기양 적고 분리배출 쉬워

쓱닷컴(왼쪽부터), 마켓컬리, 쿠팡 새벽배송 포장 쓰레기. 새벽배송 서비스 업체 3사 중 포장 쓰레기양이 가장 적은 곳은 쓱닷컴이었다.(사진=강신우 기자)


쓱닷컴은 주문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일부 지역에 한해 약 3000여 건의 물량만 제한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어 다음 달 새벽에 주문한 상품을 받아보기는 사실상 어려웠다. 따라서 이틀 후 예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연말까지 1만 건까지 확대한다고 하지만 쿠팡과 마켓컬리가 각각 하루에 7만, 3만여 건을 처리하는 것과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다만 쓰레기 배출량은 타 업체에 비해 월등히 적었다. 쓱 배송 도착시간은 새벽 4시10분. 현관문 앞에는 한눈에 딱 들어오는 가방이 놓여있다. 일명 ‘알비백’(I’LL BE BAG)이다. 가방 자체가 두꺼워 내용물로 전해지는 외부 충격을 막고 9시간가량 보랭력을 유지할 수 있다.

알비백을 열자마자 냉기가 확 올라왔다. 손으로도 차가운 냉기가 느껴질 정도다. 아쉬운 점은 보랭력이 강해 주문한 상품 중 냉해를 입은 과일이 눈에 띄기도 했다. 주문 상품(냉동삼겹살, 바나나, 달걀)은 이중 포장 없이 비닐봉지에 각각 담겼고 아이스팩 2개가 있었다. 깨지기 쉬운 달걀도 비닐봉투에 넣어 놨을 뿐 완충재를 따로 넣지는 않았다.

※‘필(必)환경’은…

과거 환경을 위한 활동이 단순 ‘좋은 일’이었다면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해 필수로 여기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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