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예탁원 서울사옥에서 진행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74년 한국증권거래소 자회사인 한국증권대체결제로 출발한 예탁원은 내년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예탁원은 2007년 준정부기관, 2015년 기타공공기관으로 지정됐다가 지난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이 사장은 지난 5월 취임 후 2개월 만에 조직 개편에 나서며 신규 사업을 개발하는 ‘Next KSD 추진단’을 본부급으로 신설했다. 미래 50년을 대비해 새롭게 비전을 정비하고, 토큰증권 플랫폼과 같은 새로운 사업 발굴을 위해서다. 추진단 산하의 미래비전실은 예탁원의 중장기적인 비전 수립을 위한 외부 컨설팅도 진행 중이다.
예탁원은 아울러 기존 3년이었던 임원의 임기도 2년으로 단축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이 사장은 “예탁원이 공공기관일 때에는 전반적인 관리 체계가 더 중요했을 수 있지만 이제 변화에 따라야 한다”며 “새로운 사업에 대해 창의성을 발휘할 여지는 주되 책임은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사장은 예탁원의 역할이 시장을 주도하는 것이 아닌, 시장을 뒷받침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역할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예탁원은 자본시장 전면에 나서 시장을 이끌어가기보단 시장 참여자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백업을 해주는 역할”이라며 “자본시장 인프라 기관으로서 시장 친화적인 사업들을 계속해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현재 전자 주주총회 시스템을 주요한 신사업으로 보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달 완전전자주주총회와 병행전자주주총회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개정안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전자 주총이 어느 정도로 활성화될지는 모르겠지만, 제도 개선이 이뤄지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업무가 될 것”이라며 “예탁원이 기존 전자투표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사장은 벤처투자시장 참가자 간 중앙집중 네트워크 연계망인 ‘벤처넷’의 활성화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 사장은 “벤처투자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하는 요인 중에는 지배구조 등이 투명하지 않은 점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벤처넷을 통해 지분 관계나 권리 관계 등이 투명해지면 시장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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