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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닷은 상업용 자율주행 면허(한정운수면허 사업자)를 취득한 첫 회사다. 포티투닷은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DMC) 부근 일대 약 6.2km를 이달 초부터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시범운행 중이다. 기자가 탑승해 본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도움 없이 해당 구간보다는 짧은 4km가량을 달렸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는 철저하게 법규를 준수하며 운행했다. 넓은 도로에서도 최고 속도 50km/h를 준수하며 달렸다. 차선을 바꾸거나 비보호 우회전을 할 때도 손에 든 커피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부드러운 주행 실력을 보였다. 주행 중 한 차례 우측에 있던 대형버스가 좌측으로 급격하게 끼어들었지만 급정거하거나 이를 피하고자 급가속을 하지도 않았다. 눈을 감고 차량에 탑승해 있으면 자율주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는 철저하게 안전에 중점을 뒀다. 이는 포티투닷이 직접 개발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종합키트 ‘A-KIT’(Autonomous kit)으로 구현된다. 차량에 탑재된 5개의 레이더와 7개의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 사물을 미리 인식해 차량의 적절한 반응을 돕는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차는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력을 지녔다. 레벨4는 운전자 개입 없이도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레벨4와 레벨5를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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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상용화가 정착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규제에 발목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안전상의 이유로 자율주행을 위한 면허 획득이 까다롭다. 실제 포티투닷이 시범사업을 벌이는 상암동 일대는 교통량이 적은 격자형 도로라 실증을 위한 한정면허를 획득할 수 있었다. 인구 밀집도가 높고 차량 교통량이 활발한 서울 주요 도심의 데이터는 현재로서 얻기가 힘들다. 실제 상암동 실증 구역 내에서는 최근 도입이 활발한 원형 로터리도 없어 관련 알고리즘도 개발하지 못한 상태다.
포티투닷 자율주행차는 일요일을 제외한 모든 요일에 오전 9시30분~낮 12시, 오후 1시30분부터 오후 4시 사이 총 10회 주행하고 있다. 호출은 포티투닷 앱 ‘TAP!’으로 가능하다. 내년부터는 서울시와 논의해 유료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서울시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를 상암을 시작으로 강남(2022년)과 여의도(2023년), 마곡(2024년) 등 서울 전역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300대 이상의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내년 4월부터는 청계천 일대에 도심순환형 자율주행 버스 2대도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