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IT세상읽기]SK텔레콤, T스퀘어로 이름 바꾸나

김현아 기자I 2020.10.25 09:05:38

T스퀘어만으로는 상표 등록 안 돼
티스퀘어라는 소프트웨어 테스트 회사 존재
중요한 건 새 이름이 아니라 '텔레콤(업의 영역제한)'을 떼는 것
이름에서 SK 뗄 수도..네이버도 CI 통합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한 언론에서 SK텔레콤이 ‘T스퀘어(Square)로 사명을 바꾼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아, 박정호 사장이 지난 1월 CES에서 말했던 사명 변경 문제가 마무리 국면이 됐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스퀘어는 광장, 소통 등의 의미를 담아 박 사장이 내심 원하는 이름으로 전해집니다. T스퀘어로 할 경우, 연내 설립되는 ‘T맵모빌리티(가칭)’와 통일성이 있고, 다른 사업부 분사 시 적용도 쉬워 유력하게 검토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동통신은 ‘T전화’, 미디어(SK브로드밴드)는 ‘T미디어’, 융합보안(ADT캡스·SK인포섹)은 ‘T시큐어’, 커머스(11번가)는 ‘T커머스’ 등이 가능하죠.

T스퀘어만으로는 상표 등록 안 돼

그런데 추가로 알아 보니 ‘T스퀘어’ 자체로는 상표 등록이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이미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하는 ‘티스퀘어(TSQUARE·TEST SQURAE)’라는 회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앞에 뭔가를 붙여, 이를테면 SK를 붙여 SK T스퀘어 등으로 하지않으면 안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SK 안팎에서는 텔레콤의 새 사명으로 ‘SK T스퀘어’, ‘SKT’, ‘SK투모로우’, ‘SK하이퍼커넥터’, ‘SK테크놀로지’ 등 다양하게 나옵니다. SK텔레콤 관계자도 “여러후보들이 이야기 되고 있다”고 했고요.

개인적으로는 SKT나 SK테크놀로지를 선호합니다. ‘텔레콤’을 버리고 SKT로 하면 T는 테크놀로지(technology·기술), 투모로우(tomorrow·내일),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탈바꿈) 등 여러 의미를 담아 기술로 바꾸는 미래 세상에 대한 의지를 보여줄 수 있고, SK테크놀로지 역시 SK그룹 내에서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맡는 정체성에 맞죠. 이름을 바꾼 회사가 ICT 중간지주로서 자회사들(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에 기술 전파자 역할을 할 것이기에 더 그렇습니다.

SK 뗄 수도..네이버도 CI 통합


사실 새 이름을 SKT로 하든, SK테크놀로지로 하든, SK T스퀘어로 하든, 그보다는 텔레콤(MVNO·유무선 전화)만 하는 회사, 통신사라는 업의 제한을 받는 회사로 비치는 현실을 바꾸는 게 중요하겠죠.

그런데 SK텔레콤이 T스퀘어로 사명을 바꾸면 SK가 사라지는데 이게 가능할까요?

지주사로 전환한 SK나 LG 계열사들은 브랜드 사용료로 매년 지주회사 등에 수백억 원을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텔레콤이 SK를 떼면 지주사 입장에선 이 돈이 사라지죠.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SK가 받은 브랜드 사용료는 2746억 원, LG는 2705억 원이라네요.

그런데 요즘 SK그룹의 자유로운 분위기나 텔레콤의 과거 사명 변경 과정을 보면, SK텔레콤 새 사명에서 SK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룹 관계자는 “필요에 따라 SK 안 쓸래요라고 하면 쓰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SK텔레콤은 계열사들 대부분이 사명에 선경을 넣을 때 앞장서 SK라는 이름을 썼다고 하네요. 1997년 한국이동통신 사명을 SK텔레콤으로 바꾼 겁니다.

선경화학이 1987년 SKC로 사명을 바꿨지만, 주력 계열사 중에선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속도가 중요한 IT 특성상, 먼저 SK를 뗄 수도 있어 보입니다.



네이버의 계열사 이미지 통합(CI·Corporate Identity)도 지난주 이슈였습니다.

네이버는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의 사명을 ‘네이버클라우드’로 바꾼 데 이어, 협업솔루션 라인웍스의 국내 사업 브랜드도 ‘네이버웍스’로 바꿨죠. 이 과정에서 라인웍스를 제공하던 웍스모바일의 국내 사업부서도 네이버클라우드로 넘겼습니다.

네이버는 CI 통합에 대해 “네이버의 모든 기업향 기술과 서비스들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상품화돼 제공될 것이어서 이를 주도하는 NBP 사명도 보다 직관적인 의미를 담아 ‘네이버클라우드’로 변경했다”고 했습니다.

국내 IT 기업들 사이에서 사명과 브랜드를 알기 쉽고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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