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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현대위아·농심…현금 잘 들어오는 회사가 뜬다

최정희 기자I 2020.04.17 02:30:00

주가 저평가 기준 'PER'보다 'PCR' 주목
테크윙 등 이익 상향 종목 중 PCR 10배 미만 종목 15개
현금 흐름 대비 주가 싸고 코로나 영향 적어 매력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유동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면서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회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주가순이익비율(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주요 기준으로 삼았지만, 이제는 주가현금흐름비율(PCR)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회계장부상 평가손익 등이 반영된 순이익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로 손에 쥐는 현금 대비 주가 수준을 봐야한다는 것이다.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도 PCR이 10배 미만인 저평가 종목이 15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대부분은 이달 들어 벤치마크인 코스피보다 높게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PCR 기준 저평가돼 있다.

◇ LG헬로비전은 PCR 1배도 안 돼

(그래픽=문승용 기자)


16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추정치가 있는 회사 중 지난해보다 올해 영업이익이 증가하면서 동시에 한 달 전 대비로도 추정치가 상향 조정되는 회사는 29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중 PCR이 10배 미만인 회사는 15개사로 조사됐다.

LG헬로비전(037560)은 PCR이 0.95배로 1배도 채 안 돼 극심한 저평가 상태다. 한국전력(015760), LG유플러스(032640)는 각각 1.12%, 1.98%로 2배도 안 된다. 더블유게임즈(192080), 테크윙(089030), 테스(095610), 인텍플러스(064290) 등 게임 및 반도체주를 비롯해 팜스빌(318010), 삼양식품(003230), 농심(004370) 등 식품주 등도 PCR이 10배 미만이다.

PCR은 주당 올해 예상 현금 흐름(CFPS·Cash flow per share)을 14일 종가로 나눠 계산한 것이다. PCR은 현재 주가가 기업의 자금 조달 능력이나 영업성과에 비해 어떻게 평가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PCR이 낮을수록 현금 흐름 대비 주가가 싸다는 의미다.

주가 평가 지표로 주로 활용되던 PER과 PCR 모두 현재로선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코로나19 위기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선 실제 기업이 얼마나 현금을 쥘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 매출이 발생하고 회계상 이익이 얼마나 잡히느냐도 봐야하지만 매출을 통해 실제 기업으로 들어오는 돈이 얼마냐가 기업의 생존 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 11개사, 이달 주가 상승률 코스피 상회

PCR이 낮은 15개사는 이달 대부분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보다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15개사 중 유상증자(전환우선주) 발행 이슈가 있는 SK디앤디(210980)를 제외한 14개사의 주가가 이달 상승했고 이들 중 11개사가 벤치마크(5.84%)를 웃도는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LG헬로비전과 팜스빌은 각각 33.66%, 32.86% 급등했다. 현대위아(011210)도 3.04% 올랐다. HSD엔진(082740), 더블유게임즈(192080), 테크윙(089030)은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20~30%대의 높은 주가 상승률에도 PCR은 여전히 10배 미만이라 저평가 상태다.

특히 이들은 코로나19에도 업황이 비교적 탄탄한 게임 및 IT주 또는 식품주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테스와 인텍플러스는 작년보다 영업이익이 4배,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테크윙도 77.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애플트리 김약사네`로 유명한 팜스빌도 영업이익이 85.3% 늘어날 전망이다.

또 LG유플러스, 농심은 배당 축소 분위기 속에서도 배당을 유지하거나 늘릴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배당성향이 40% 미만이면서 올해 순이익 증가율 컨센서스가 5% 이상(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율 마이너스 10% 이상)인 회사가 배당을 유지하거나 상향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는데 SK하이닉스(000660),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 농심 등이 꼽혔다.

다만 PCR지표를 볼 때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CR 역시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신뢰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용어설명=주가현금흐름비율(PCR·Price cash flow ratio)

1주당 현금흐름(CPS)을 주가로 나눈 개념. PCR이 낮을 수록 현금 흐름 대비 주가가 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현금흐름은 당기순이익에서 감가상각비 등 현금지출이 없는 비용을 더하고 현금 수입이 없는 수익은 뺀 값으로 회계상 이익보다 실제 현금의 이동을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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